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주요 대형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사실상 종적을 감췄다.
1일 데일리메디가 전국 수련병원을 조사한 결과, 공개적으로 교수들 중심으로 모집 거부 의사를 밝혀왔던 빅6(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고대의료원) 병원 전공의 지원율이 당초 예상보다 처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5명, 고려대의료원 1명, 서울아산병원 0명 등 기록적으로 저조한 지원율을 보여 국내 의료계에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국 수련병원들이 모집에 나선 전공의 규모는 7645명이었지만 정원 1%도 채우지 못하는 참담한 상황이 발생했다. 전공의들이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료계 전망이 그대로 적중했다.
국내 최정상 의료기관인 서울대병원은 인턴 159명, 레지던트 1년차 7명, 상급년차(2~4년차) 25명 등 총 191명을 모집했다.
하지만 인턴은 3명, 레지던트는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1년차 각각 1명씩 총 2명만이 지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인턴, 레지던트를 합쳐 714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6명에 불과했고, 삼성서울병원은 521명 모집 가운데 총 20명, 서울아산병원은 440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총 1017명을 모집 인원 중 레지던트 14명이 지원했고, 고려대의료원의 경우 모집인원 254명 중 신경외과 1년차 1명만 지원했다.
국내 빅6 대형병원 모집인원 3121명 가운데 모집인원은 50명도 채 되지 않은 것이다.
정부 회유책 중 인기과 상급년차 레지던트가 수도권 수련병원 상급년차에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이례적으로 열리면서 ‘인기과 쏠림’에 대한 우려도 컸다.
게다가 2024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소위 인기과로 불리는 피부과‧안과‧성형외과 모집인원은 총 361명으로 이는 2022년도 3명, 2023년도 6명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규모다.
하지만 빅6 병원에서도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소아과 등 비인기과 지원이 눈길을 끌었다.
6개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앞서 성명을 통해 “전공의 교육 주체인 교수들의 반대에도 복지부 지도에 따라 진행되는 하반기 모집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거부의사를 밝혀왔다.
결과적으로 수도권-비수도권 양극화에 대한 걱정을 뛰어넘어 의료계 전체 위기로 번지는 듯한 모습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물론 국회의 향후 대응책에 관심이 모아진다.
의대교수 비대위는 “미봉책 전공의 수련 시스템으로는 양질의 전문의 배출이 어렵다"며 "특히 상급년차 전공의가 부재한 상황에서 1년차 전공의들에 대한 수련 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전체 대상 인원 7645명 중 104명(1.4%)만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