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중심 의료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치료 결과를 환자에게 직접 묻고 이를 적정성평가 등 의료 질(質)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환자가 보고하는 결과 측정 현황 조사 연구에서 암이나 만성질환과 같은 영역에 이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환자보고결과측정(Patient-Reported Outcome Measures, PROMs)'이란 말 그대로 환자에게 치료 결과 및 만족도를 묻고 이를 데이터화 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일례로 영국에서는 고관절치환술과 슬관절치환술, 대퇴부탈장, 정맥류수술 등에서 PROMs를 수집 중이다.
우리나라가 입원 중심으로 환자경험평가를 실시하는 것도 이 같은 방식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기존 의료 질 평가, 측정 수월한 급성기 질환 및 과정지표 집중"
그동안 국내 의료 질 평가는 주로 측정이 용이한 급성기 질환과 과정지표에 국한된 상황이다.
연구팀은 "현재 적정성 평가 적용되고 있는 지표 대부분은 과정 평가지표로 이뤄져 있고 결과지표 비중은 낮다“며 ”과정지표는 임상의사에게 이해가 쉽고 행위별수가제와 친화력이 있으나 정작 환자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지표“라고 밝혔다.
또 결과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평가지표로서 변별력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다. 실제로 대부분 적정성 평가에서 상급종합병원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는 한다.
의료서비스가 환자 삶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PROMs를 도입해 의료질 평가에 지속적인 환자 참여와 환자 중심 결과 수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에서는 질병 부담이 높으면서 중요한 질환을 선정해 우선적으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종류가 다양하며 부작용이 치료 결정이나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주는 질환, 혹은 완치가 어렵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 등에 우선 적용할 수 있다.
암, 류마티스 관절염, 천식 등 호흡기질환, 성인과 노인을 대상으로 한 만성질환 등이 그 예다.
연구팀은 “환자중심성 평가를 시행하는 것 자체가 공급자 행태 변화를 유도할 수 있으며, 환자중심성 영역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전달해 줄 수 있어 평가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다만 도입 초기에는 우선 제도 안정화를 목표로 의료기관이 참여하기만 하면 정해진 평가에서 만점을 부여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봤다.
연구팀은 "평가결과 공개는 환자보고 향상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개선 여지와 의료기관 수용성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제한적 공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국민과 공급자 참여를 적극 유도해 조사 도구의 지속적인 개선과 새로운 조사 영역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