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및 유지 요건 등 정책 변화 방향을 두고 병원계에서 엇갈린 대응이 관측돼 추이가 주목된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염두에 뒀던 일부 대학병원들도 높아진 문턱 탓에 관망세를 취하는 분위기가 다수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상급종합병원을 기존 45개에서 50개 이상으로 확대를 예고했지만, 높아진 기준과 까다로운 진입 문턱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해석이다.
대표적인 엄격해진 사례가 전체 입원환자 34% 이상 중증비율 유지 및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상시 입원 체계 등이다.
최근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신청서 제출 결과 54개 대학병원이 지정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45개 상급종합병원에 추가 도전에 나선 곳은 9개 병원 정도에 그쳤다.
신규 신청서를 낸 병원은 ▲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 ▲강원대병원 ▲건양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인제대해운대백병원 ▲제주대병원 ▲중앙보훈병원 ▲창원경상대병원이다.
과거 상급종합병원 타이틀을 보유했던 일산백병원이나 기존에 도전장을 냈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물론 이대서울병원, 광명중앙대병원, 동국대일산병원 등은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이들 병원은 모두 서울 등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이어서 불참 배경에 관심이 높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이 사실상 확실한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하고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는 물론 계속해서 까다로워지는 지정 기준에 볼멘소리도 목격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점차 높아지는 지정 및 유지 기준과 신설되는 지표들이 원인으로 보인다.
某 대학병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상급종병 신청이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강하며, 조금 더 숨을 고른 후 진입을 노리자는 방향이 유력한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실상 상급종병 지정 이점과 신청 및 유지 어려움 등이나 변화 방향을 다방면으로 검토한 결과, 이점이 줄고 있다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된다.
현재 상급종병 지정 시 얻을 종합병원 대비 5%P 많은 30%의 가산 수가를 적용받아 건강보험 요양급여상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지정 난이도 상승, 경증감소 및 중증확대 등 늘어나는 제약과 각종 평가도 무시 못할 수준으로 커졌다는 분위기다.
실제 올해 5기 평가에서는 중증진료 기능의 대폭 강화가 이뤄졌다. 예컨대 입원환자 중 중증환자 비율은 최소 34% 이상(기존 30%), 상대평가 만점 기준은 기존 44%에서 50%로 상향됐다.
반면, 입원 및 외래환자 중 경증환자 비율은 낮춰 중증환가 많을수록 평가 점수를 높게 받게 됐고, 경증환자의 병의원 회송 유도를 위해 경증회송률 기준도 신설했다.
이밖에 상급종합이 중증응급환자, 희귀질환자를 적극 수용토록 중증응급질환 비율, 희귀질환비율 기준을 별도 가점 지표로 신설했다.
현재 일부 병원들은 소아과 당직의 유지조차 힘들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현실적으로 요구 사항을 모두 맞추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두고 기준이 계속해서 높아져 준비에 만전을 기하자는 목소리가 있다”며 “간호 인력부터 필수의료 등 여러 문제들이 지정 신청의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정 신청서를 제출한 의료기관의 제출 자료와 건강보험청구실적을 토대로 지정기준 충족 여부를 평가하고, 올해 12월 말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