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뇌파계·신속항원검사(RAT) 분야에서 연속 승리를 거머쥔 한의계가 선거철을 맞았다. 이에 X-ray·혈액검사 등 현대 진단 분야의 급여화와 한의학의 실손보험 비급여 재진입이 주요 목표로 제시됐다.
아울러 최근 의과대학 증원과 전공의 파업으로 보건의료계가 혼돈에 휩싸인 가운데 제45대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후보들은 한의대 정원 감축·폐과와 의료일원화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제45대 회장수석부회장 선거 입후보자 제2회 합동토론회’가 열렸다.
제44대 회장이자 기호 1번인 홍주의 후보는 사법부의 현대 진단기기 주요 소송에서 모두 승리한 지난 집행부 성과를 돌아보면서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한의사 의료기기 규제를 풀고 급여에 진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호 2번 윤성찬 후보는 혈액검사와 초음파의 급여화를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는 “2014년 한의사의 혈액검사 유권해석이 나온 뒤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며 “‘신한방의료기술평가위원회’를 설치하고, 한의대 실습과 국가고시에 의료기기 관련 내용을 담겠다”고 밝혔다.
기호 3번 이상택 후보는 “진단 의료기기 뿐 아니라 치료 의료기기까지 급여를 확대해야 한다”며 “한의 임상현장에 엑스레이 도입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술도 도입될 수 있도록 의료기기 사용 급여화 준비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 임상현장에서 엑스레이를 사용하기 위해 기호 4번 임장신 후보는 행정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임 후보는 “현재 엑스레이 방사선 발생 안전책임자로 한의사가 인정되지 않아 한계가 있지만, 나는 안전관리 교육을 이수하고 보건소에 설치신고 중이며, 향후 행정소송도 벌일 것”이라며 “나아가 의료법도 개정하겠다”고 예고했다.
“한의사 잘 살게 하는 길, 실손보험 비급여 재진입”
후보들은 회원들을 ‘잘 살게’, 수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목표를 자신들의 핵심 공약으로 꼽으며 어필에 나섰다. 이 방법으로 주로 제시된 게 실손보험 비급여 재진입이다.
홍주의 후보는 “진단기기들은 급여화해야 하지만 우리에겐 비급여 영역도 있다. 주요정당 총선정책에도 한의 실손보험 비급여를 재진입시키는 방안을 제안해둔 상태다”고 피력했다.
윤성찬 후보는 “2009년 실손보험 비급여 분야에서 한의 영역이 제외되면서 한의사들이 살기 힘들어졌고, 2014년부터는 한의원 환자 수와 매출이 급감했다. 자동차보험으로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었지만 ‘개악’으로 동네 한의사들은 더더욱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이에 그는 향후 실손보험 영역에서 약침과 물리치료 비급여 보장을 인정받기 위해 국회 관계자들과 만나 직접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양약과 한약 제조공정 분리해 제약사 투자 이끌어내야”···“한의대 1개 이상 폐지”
한의사의 처방 영역을 늘리기 위해 제약 정책의 개선도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왔다.
이상택 후보는 “현재 양약 제제 제조품질관리기준(GMP)로는 한약 제제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한약을 양약과 분리하는 제조공정으로 제약사들이 한의계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
한편, 필수의료 합류와 한의대 증원 감축 의지도 피력됐다. 임장신 후보는 가장 중점을 둔 자신의 공약으로 교육개혁과 의료통합을 꼽았다.
임 후보는 “최소 1개 이상의 한의대를 폐지하고, 한의대와 의대의 통합을 위해 통합교육과정 및 신설을 추진하겠다”며 “최근 의대 증원 논의에 맞춰 2~3년 내 교육 개혁을 이루겠다”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