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증원 사태로 병원에 사직서를 던진 전공의 1360명이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에 대한 집단 고소를 진행한다.
업무개시명령, 사직서 수리금지명령 등을 통해 젊은의사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정근영 前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를 비롯한 다수의 전공의는 15일 대한의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민수 차관에 대한 고소 방침을 밝혔다.
이들은 '대한민국 의료에 미래는 없다'는 의미로 검정색으로 옷을 맞춰 입고 기자회견에 나섰다.
이번 고소는 정부 의대정원 확대 정책 강행에 따라 피해받았다고 주장하는 전공의 1360명이 원고다. 이는 모집 3일 만에 전국에서 모인 인원으로, 이들은 곧 우편으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대한전공의협의회 차원은 아니다. 정근영 씨가 개인적으로 고소를 마음먹고, 이후 이에 뜻을 같이 하는 전공의들이 모인 것이다.
정근영 씨는 "정부의 폭압적이고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강행을 보면서 전문의 수련 후에도 이 나라의 의료에 더 이상 미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정부가 수련병원장들에게 전공의 사직서 수리를 금지시키고, 업무개시명령을 내려 젊은의사들이 본인 의지에 반하는 근무를 하도록 강제했다는 점이 일차적 결심 계기다.
또 최근 대한병원협회 정기총회에서 박민수 차관이 기쁜 모습으로 축사를 한 것을 보며 배신감을 느껴, 고소에 참여하겠다는 전공의들이 더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정근영 씨는 "박 차관은 초법적이고 자의적인 명령을 남발해왔다"며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오롯이 존중받아야 할 젊은 의사들의 인권을 유린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복지부가 공익을 위한 젊은의사 권리 제한이 정당하다고 한 데 대해서는 "어떤 국민도 대통령이나 정부에 그런 권한을 부여한 적 없다"며 "그러한 사고방식을 전체주의라고 부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로 인해 전공의들은 수련병원에서 면허를 돌려받지 못해 다른 병원에 취업할 수 없고, "월급도 못받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법원이 공정한 잣대로 사필귀정의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 믿는다"며 "박민수 차관을 조속히 경질해달라. 그가 경질되기 전까지는 절대 병원에 돌아가는 일은 없다"고 못박았다.
박민수 차관 '카데바 공유' 발언, 의대생 마음 짓밟아
박민수 차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강한 반감을 전했다.
정근영 씨는 "의학교육에서 가장 기억 남는 순간은 카데바 실습 첫날이었다"며 "'카데바를 수입하고 의대끼리 공유한다'는 발언은 우리 마음과 기증자들의 고귀한 뜻을 짓밟았다"고 분노했다.
의료계 선배들에 대해서는 의협을 중심으로 단합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일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수련과 학업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후배들의 생각을 헤아려달라"며 선배의사들의 단결을 촉구했다.
앞서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과 관련해서는 "기각이 될 수도 있지만 수사관에게 우리가 이런 생각을 했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며 "결과는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