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수가협상)의 막이 올랐다. 의과대학 증원 사태로 대한의사협회가 불참한 가운데 의약단체장들은 '적정수가'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3일 오전 서울 가든호텔에서 대한병원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대한조산협회와 수가협상 상견례를 개최했다.
건보공단 정기석 이사장은 "최근 3년간 건강보험 재정 수지가 흑자를 보였지만 중장기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만 필수의료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위험도가 높은 의료행위는 충분히 보상받도록 수가 불균형 체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임현택 의협회장을 비롯한 의료계 관계자들도 수가협상에 참여해 주길 바란다"며 "궁극적으로 모두가 윈윈하는 협상이 되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의약단체 "정부재정 투입, 적정보상 필요"
보건의약단체장들은 중장기적 미래에 발목잡히기 보다 현재 의료현장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보상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 이성규 회장은 "그동안의 수가협상 결과도 의료공급 왜곡을 야기한 원인"이라며 "올해 수가협상은 보험자의 정책 의지를 가늠할 수 있어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지출억제와 가입자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이제부터라도 공단이 의료공급의 왜곡을 개선하기 위해 좀더 균형있는 협상에 임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건보재정은 계속된 흑자로 누적준비금이 28조원에 이른다"며 "올해 협상을 필수의료 인프라 등 의료공급체계 개선을 위한 적기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마경화 보험부회장은 "지금 의료계는 너무 힘들고, 필수의료에 대해 국민들의 걱정이 크다"며 "미래의 건강보험 재정에 대해 매달려 왔다는 점을 짚어봐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미래를 너무 걱정하면서 현재 막힌 곳을 너무 방치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수가 조정을 통해 여기저기 막힌 구멍을 뚫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은 "현재 의사는 13만명 정도되고 한의사는 3만명 정도되는데, 한의 분야의 건강보험 수가는 전체의 3%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누가 봐도 이 부분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라며 "한의사들에게 적정한 수가가 보장될 수 있도록 이번 협상을 통해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은 "지난해에 약국의 어려운 경영 상황을 설명하고 공평한 협상을 강조했지만 약국은 협상이 결렬됐다"며 "올해도 이런 일이 반복될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19 이후 전대미문의 의약품 수급 불안정 및 품질 사태를 겪고 있는 일선 약국 현장은 너무 어렵다. 이에 정책적 배려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수가협상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5월 31일까지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