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위치한 백령병원 산부인과가 진료를 재개한 지 3개월 만에 또 다시 문을 닫았다. 근무를 자청했던 70대 의사가 4개월 만에 병원을 그만두면서다.
7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인천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 백령병원 산부인과에서 근무를 시작한 산부인과 전문의 오모 씨(73)가 금년 3월말 사직했다.
백령병원은 지난 2001년부터 개설됐으나 근무를 원하는 전문의가 없어 2021년 4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운영되지 못했다. 인천시는 연봉을 2억5000만 원으로 올렸는데도 전문의가 없었다.
그러다 오 씨가 섬 지역 열약한 의료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근무를 자원하면서 지난해 12월 11일 외래 진료를 재개했다.
당시 인천시는 도서 지역 안정적인 분만 환경과 시설을 구축하고, 산모와 신생아 건강 증진을 도모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고, 한덕수 국무총리는 영상 통화로 의사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오 씨가 건강상 장기 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사직하면서 또 다시 전문의 부재 상황에 놓이게 됐다.
백령병원 산부인과는 백령·대청·소청도 등이 있는 인천 옹진군의 유일한 산부인과다.
백령병원이 위치한 옹진군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분만취약지 A등급으로 지정돼 외래 산부인과 지원사업을 운영 중이다.
A등급 분만취약지는 60분 내 분만의료 이용률이 30% 미만, 60분 내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에 접근이 불가능한 인구비율이 30% 이상인 지역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들 지역에 산부인과 장비비와 운영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백령병원은 지원사업 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전문의와 공보의로 외래 진료를 운영했다.
인천의료원은 새 산부인과 전문의를 채용하기 위한 공고를 낼 예정이나 채용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백령병원에서 근무 중인 의사는 총 8명으로 마취통증의학과·정형외과 등 전문의 2명과 공보의 6명(전문의 2명, 인턴 4명)이 있다.
산부인과·내과·신경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치과 등 진료과목엔 전문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