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임현택 회장은 지난 13일 밤 일부 전공의가 모인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서 박 위원장이 자신을 비판했다는 기사 링크를 올리면서 "의협이 전공의 문제에 신경 끄고 손 뗄까요? 그거 바란다면 의협도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죽어라고 지원해줬더니 고맙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컴플레인만 가득이고 왜 내가 내 몸 버려가며 이 짓하고 있나 싶습니다"라며 "원하지 않으면 의협은 정부와 대화, 투쟁 전부 대전협에 맡기고 손 떼고 싶습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협 중심 의료계 단일창구 구성 소식을 공유하며 "임현택 회장은 뭐 하는 사람이죠? 중심? 뭘 자꾸 본인이 중심이라는 것인지"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이는 6월 18일 집단휴진을 예고한 의협이 "의협을 중심으로 모든 의사 직역이 단일화된 창구를 만들겠다"라고 언급한 내용에 대한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박 위원장은 "단일화된 대화 창구, 통일된 요구안 등을 임 회장과 합의한 적 없다"면서 "범의료계대책위원회에 안 간다"고 말했다. 특히 대전협 대정부 요구안은 기존과 변함이 없다는 것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용언 의협 부회장은 댓글로 "해당 요구안은 휴진을 중지시키기 위해 정부가 답해야 할 의료계 요구안으로 전공의 복귀를 연계한 요구안이 아니다"며 "전공의들은 이미 사직한 상태라서 휴직투쟁 대상이 아니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양해를 구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의사단체들은 지난 2020년에도 정부 의대 입학정원 증원 추진에 정면으로 맞섰는데 최대집 당시 의협 회장이 전공의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9월 4일 정부와 합의를 맺고 상황을 종료시킨 바 있다.
당시 의료계 내부에서 의정 합의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고, 대전협 비대위는 젊은 의사들의 의견이 배제됐다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의대생들은 합의 이후에도 국시 거부 기조를 유지했다.
노환규 전(前) 의협 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2020년 트라우마가 4년이 지난 지금도 의협과 전공의들 사이 신뢰를 깨뜨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재차 확인하게 됐다"고 글을 썼다.
이어 "그 컸던 충격과 허탈, 그 트라우마는 지금까지도 많은 의사 뇌리와 가슴 속에 남아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