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시의 H2프로젝트 사업이 최종 무산되면서 본원을 능가하는 상급종합병원을 세우겠다는 명지의료재단 꿈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명지병원의 하남시 분원 설립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부터 지역주민들 반발이 초래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터라 아쉬움이 더 큰 실정이다.

하남시와 하남도시공사 등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명지병원과 자생한방병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문화복합단지 개발사업 'H2 문화복합지구' 도시관리계획(개발제한구역 해제) 결정안 취소 공고를 발표했다.

해당 사업이 무산된 이유는 사업부지 가운데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던 토지 10만3024㎡가 환경등급평가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상향됐기 때문이다.

환경등급평가 3등급은 주변 여건에 따라 개발제한 해제가 가능하지만, 2등급은 개발사업을 위한 개발제한구역 해제나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을 통한 도시계획시설 등이 불가능하다.

하남시 관계자는 “H2프로젝트 사업을 통한 종합병원 유치를 위해 노력했으나 도시개발법 개정 및 개발제한구역 내 환경평가 등급 강화 등 제반 여건 변경으로 현재 사업추진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종합병원 유치 필요성에 공감하며 개발제한구역 규제개선 및 환경평가등급 완화를 위해 관련 기관에 건의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여건 변화 등을 감안한 종합적 발전계획을 수립할 예정으로 추진 과정에서 종합병원에 대한 사항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명지병원 “당황스럽지만 사업 재개 희망, 법적대응 미고려”

인구 40만명의 하남시는 위례신도시 개발 등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인구증가율을 보이지만,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이 없어 대표적인 의료공백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하남시는 주민 숙원인 종합병원 유치를 위해 지난해 병원을 중심으로 한 편의시설 단지를 조성하는 ‘H2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경희대병원과 차병원 등 쟁쟁한 대학병원이 관심을 보이며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하남도시공사는 사업계획서 등을 평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명지병원 등으로 구성된 IBK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당시 일부 하남시민들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명지병원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결과에 공정성을 의심하며, H2주민연합비상대책위를 구성해 서명운동 등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하남시는 “평가위원은 대학교수, 공무원, 공공기관 임직원, 공공 연구기관 연구원 등으로 어떠한 비리도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사업 추진을 위해 1년 6개월 이상 돈과 시간을 쏟아부은 명지병원 등 IBK컨소시엄은 갑작스러운 하남시의 취소 발표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주민 반대에 부딪혀가며 ‘본원을 능가하는 분원’을 모토로 병원 신축을 준비하던 명지병원은 아쉬움이 더욱 크다.

홍성화 명지병원 의료원장은 지난 7월 취임기자간담회를 통해 “하남시와 충남 내포시에 건립되는 제3, 4 명지병원의 성공적 개원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취소됐다는 소식을 전달 받고 병원 역시 매우 당황스러웠다”며 “현재로써는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적대응은 IBK컨소시엄 결정에 따를 것으로 병원이 독단적으로 진행하진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컨소시엄 경쟁에서 탈락한 경희대병원도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경희대병원 관계자는 “H2프로젝트 취소 소식을 듣고 놀랐다. 사전에 관련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당혹감을 표했다.

한편, 명지병원은 하남시와는 별개로 충남 홍성 내포신도시에도 중증 심뇌혈관센터 등을 갖춘 500병상 이상 규모의 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임수민 기자 (min0426@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