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 총파업 현실화···경증 환자 등 외래·입원 연기
전국 145개 병원, 수술 포함 일부 차질···대체인력 투입·병동 통합 운영
2023.07.13 07:30 댓글쓰기



오늘(13일) 오전 7시부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소속 145개 병원에서 총파업이 시작됐다.


응급실을 비롯해 중환자실, 신생아실, 분만실, 수술실 등 필수부서는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때문에 나머지 입원·외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부분의 병원들은 비응급·경증 환자 진료 일정을 조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데일리메디가 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7월 12일 오후, 노조가 파업에 참여하는 서울 소재 주요 병원들과 지역거점 병원들의 상황을 들어봤다. 


일부 병원들이 입원환자 전원 퇴원 조치, 수술 취소 등으로 파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되 몇몇 병원은 파업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평소와 동일하게 가동 중인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많은 병원이 분포한 서울권역은 24개 지부 28개 사업장에서 인력 공백이 발생할 전망이지만 파업 대비를 완료했다. 


대학병원으로는 강동경희대병원, 강동성심병원, 경희의료원, 고대의료원(안암·구로·안산), 노원을지대병원, 이화의료원(목동·서울), 한양대의료원(서울·구리), 서울대치과병원 등이 포함됐다.  


공공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보훈병원, 서울시동부병원, 서울시서남병원, 한국원자력의학원, 서울적십자병원, 녹색병원 등에서 파업이 진행된다. 


홈페이지 공지 등을 통해 환자들에게 파업 소식을 공지한 국립중앙의료원은 필수부서는 그대로 가동하지만 나머지 분야는 진료가 지연될 수 있다. 중앙보훈병원 역시 대체인력을 확보해 지원이 필요한 부서에 배치토록 준비했다. 


병원 운영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는 병원들도 있다.


한양대의료원 측은 "정상 진료를 이어가고 있으며 따로 외래나 입원 조정 및 제한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며 "병동 등에서 필요한 인력은 유동적으로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측도 "휴가를 내고 파업에 참여하는 직원들이 있기 때문에 병원 자체 대응할 만큼의 공백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충남대·전남대·영남대·경상국립대 등 파업 예고대로 진행


서울을 제외한 대학병원들도 분위기는 대체로 비슷하다. 경기 20개, 강원 11개, 충북 4개, 대전충남 14개, 전북 11개, 광주전남 17개, 대구경북 5개, 울산경남 10개, 부산 17개 사업장이 파업한다. 


충남대병원은 12일부터 외래 진료 및 신규 입원을 파업 이후로 조정하기 시작했으며, 입원환자는 임시 퇴원 조치했다. 


전북대병원의 경우 파업 시작 시 진료를 마친 환자의 조기퇴원을 유도하는 등 병동 축소, 통합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또 경증 환자의 수술 및 진료 등은 연기 및 조정하고 있다. 


경상국립대병원도 비응급 입원환자의 일정은 조정하고 있지만, 강제 퇴원 조치 등은 진행하고 있지 않다. 이곳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한 빈자리는 지원 부서에서 인력을 투입해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대병원, 영남대병원은 이번 파업에 대비해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영남대병원 측은 "조합원 수가 전체 교직원의 1.5%대로 비중이 적어, 업무 차질은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경한 조치를 취한 곳도 있다. 양산부산대병원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입원 환자를 지역 협력 병원으로 전원·퇴원조치했고, 외래진료를 축소했다. 


암환자가 입원해 있는 국립암센터도 13일, 14일 예정된 수술을 취소했다. 중환자를 제외한 입원환자를 퇴원시키고, 외래진료도 대폭 줄인 상태다. 


한편 13일 오전 7시 전까지 노조의 파업 철회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21년 9.2노정합의를 이끌어내고 철회했던 총파업과 달리, 간호인력 기준 마련·의사인력 확충·공공병원 손실보상 등의 대정부 요구안을 협상하는 논의의 장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파업 철회를 노조에 요구하며 팽팽히 대립 중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2일 파업에 참여하는 18개 상급종합병원장들과 가진 대책회의에서 노조 측에 "환자들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위해(危害)를 끼칠 수 있는 만큼 보건의료노조 파업은 정당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간부들을 중심으로 그대로 13일 총파업, 14일 서울·부산·광주·세종 등 4개 거점 파업을 벌이고 이후 교섭 상황에 따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12일 오후 "일부 병원에서 교섭은 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환자를 내보내고 수술을 취소하는 상황도 있지만, 병원들 대부분은 비상진료체제를 가동해 경증환자 위주 진료 연기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정부가 대화를 하지 않아 파업은 그대로 진행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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