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피임약으로 쓰이는 '레보노르게스트렐' 제제 품목의 자진 취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경쟁 제품에 비해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금년 1월 다산제약 '노게스타정1.5mg'과 라이트팜텍 '이지원정'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두 제품은 모두 지엘파마가 제조하고 있으며 이들 제품은 2021년 12월과 2019년 6월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레보노르게스트렐 품목 허가취소는 작년부터 본격화됐다. 3월 동구바이오제약의 '동구레보노르게스트렐정1.5mg'을 시작으로 알보젠코리아의 '알보원정', 씨엠지제약 '바로원정'이 자진 취하했다.
이어 지난 12월에는 태극제약 '레보세이정', 성원에드콕 '레보넥스정', 동성제약 '레디스정' 등이 시장에서 이탈했다.
알보젠코리아와 씨엠지제약 제품을 제외하면 모두 지엘파마가 위탁생산하던 품목이다. 성호르몬제 특화 제약사인 지엘파마는 지난 2018년 지엘팜텍을 인수해 피임제와 성호르몬제를 생산·공급하고 있다.
10개 제약사의 레보노르게스트렐 제제를 위탁생산해오던 지엘파마는 계속된 자진 취하에 위수탁 사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실제 시판 중인 제품의 성적도 좋지 않다.
생산실적을 기준으로 지엘파마 '쎄스콘원정'은 2021년을 1억 6052만원, 한화제약 '노제스원정'은 같은 기간 2억 6930만원을 기록했다. 삼성제약 '이머트라정'은 생산실적이 전무하다.
지엘파마는 현대약품 '엘라원(성분명 울리프리스탈아세테이트)'의 특허 도전에 성공하며 해당 제제의 위수탁 제품 포함 4개 품목을 출시하기도 했다.
서울 某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두 제제 중에 뭐가 더 제품력이 좋은지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며 "강하고 효과가 좋으면 부작용도 그만큼 크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약을 처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