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발열 등으로 내원한 환자 A씨(70대)는 급성 인두염 진단으로 경구약 처방을 받았지만 증상 호전 없어 수차례 내원했다. 이후 코로나19 양성 소견 및 폐렴으로 악화돼 사망했다.
의료중재원은 의료진이 환자의 증상 호소와 수 차례 내원에도 불구하고 다른 호흡기 질환 진단과 감별을 위한 조치나 적극적인 검사 등이 없어 증상을 악화시킨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치료비 및 위자료 등 180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간세포암 환자 B씨(50대)는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지속되는 출혈 및 저혈압 상태로 혈종 제거술과 결찰술, 비장동맥색전술 받았지만 급성 호흡부전 및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의료중재원은 수술 후 환자가 쇼크에 준하는 상태가 길어진 상황으로 의료진이 더욱 신속하게 출혈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 및 수술을 결정하고 시행했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치료비 및 위자료 6000만원 지급을 조정, 결정해 쌍방 동의를 얻어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원장 박은수)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한 중재사건 2825건 중 선례로 의미를 가진 사건 99건을 선정한 ‘의료분쟁 조정 사례집’을 발간했다.
사례집은 내과계, 외과계, 기타 의과계, 치과계, 한의계 등 5개 분야로 분류됐다. 조정절차 진행 중 당사자 사이의 합의 성립된 사건 51건과 조정결정 사건 45건, 부조정결정 3건을 대표사례로 선정했다.
조정절차 중 합의의 경우 분쟁 당사자 간 의사가 일치하는 경우, 당사자가 합의한 내용에 따라 조정조서가 작성되고, 해당 조정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된다.
조정결정은 분쟁 당사자 간 합의가 성립되지 않는 경우 감정부의 감정의견을 고려해 합의를 권하는 내용의 조정결정을 하고, 이를 조정결정서로 작성해 정본을 분쟁 당사자에게 송달한다.
신청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조정을 기피하거나 이유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 거짓된 사실이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조정신청한 경우, 조정이 적당하지 않는 경우엔 사건을 종결시킬 수 있다.
각 사례는 ▲사건의 개요 및 쟁점 ▲분쟁해결방안(감정결과의 요지, 조정방안) ▲처리결과로 구분해 사건처리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손해배상책임 유무 및 범위에 대한 조정부의 의료적·법리적 의견을 상세히 기술해 환자와 의료인 모두에게 참고할 수 있는 선례로서의 활용 가치를 높이고자 했다.
박은수 원장은 “감정 및 조정위원들 지혜와 경험이 농축된 이번 사례집이 향후 발생할 의료사고를 예방하고, 발생한 의료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지침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