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주머니 속 가장 작은 의사 되는게 목표"
"우울증은 일상생활을 바꿔야 하는 질환입니다. 환자들이 일상을 더욱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주머니 속 가장 작은 의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디지털 치료제 개발기업 로완이 오는 9월 우울증 디지털 치료제 '비액트(B-ACT)'를 선보인다. 인지중재프로그램 '슈퍼브레인'에 이은 두번째 작품이다.
로완 강성민 대표는 최근 데일리메디와 가진 인터뷰에서 "비액트로 우울증 환자들이 보다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현재 베스트힐스요양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로완에 합류, 한승현 대표와 공동으로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 목표…상담전문가용 서비스도 개발
로완이 새롭게 선보이는 '비액트(B-ACT)'는 행동활성화 치료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치료제(DTx)다.
행동활성화 치료 분야 대가인 최기홍(고려대학교 심리학부) 교수 및 한규만(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함께 개발했다.
행동활성화 치료는 우울증 환자에게 움직이는 행동을 의도적으로 유도해 감정 상태를 개선시키는 심리 치료법이다.
강 대표는 "우울증 환자는 활동을 하지 않거나 회피하는 경향이 짙은데, 이럴 경우 사기가 떨어지고 더욱 기분이 가라앉는 악순환을 겪는다"며 "비액트는 이 같은 우울증 환자들이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낄 만한 활동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앱으로 개발된 비액트는 총 7주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우울과 행동활성화 이해하기 ▲일상활동 중요성 인식하기 ▲삶의 가치 탐색과 가치 기반 목표활동 계획하기 ▲목표활동 수행에 대한 보상 정하기 ▲문제해결 기술 훈련하기 ▲마음챙김기술 훈련하기 ▲치료 마무리 및 재발 방지 등 7단계로 운용된다.
로완은 오는 9월 비액트를 시장에 선보인 후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도록 의료기기 승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회사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솔루션을 활용해 비액트를 더욱 고도화하고, 작업이 끝나면 임상시험계획서 제출 등 임상시험에 착수할 방침이다.
또 이와 별도로 상담센터 등 전문상담가 서비스용으로도 개발해서 출시할 예정이다.
접근성·맞춤형·안전성 삼박자 기반으로 우울 증상 '개선'
로완이 우울증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다름아닌 사안의 심각성에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0대 사망 원인 1위는 '극단적 선택'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은 해마다 늘고 있다. 12~14세 극단적 선택은 2000년 1.1명이었으나 2021년 5.0명으로 크게 늘었다. 15~17세는 2000년 5.6명에서 2021년 9.5명으로 4명이나 많아졌다.
10대 우울증은 20대에도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우울증 환자는 2017년 7만8016명에서 2021년 17만7166명으로 5년새 127% 급증했다.
강 대표는 비액트로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은 우울증을 해소하는데 일조하겠단 각오다. 실제 비액트는 우울증 개선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개발 과정에서 접근성, 맞춤형,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다.
강 대표는 "우리나라 우울증 유병률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환자들의 치료율은 굉장히 낮다.병원을 자주 와야 상태가 호전되는 질환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내원을 어려워한다"면서 "비액트는 이런 환자들의 시간과 공간적인 제약, 그리고 심리적인 허들을 낮췄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또 "비액트는 실시간으로 환자가 앱을 통해 자기 증상을 기록하면, 평가와 피드백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며 "이를 통해 외래진료와 외래 진료 사이 일상생활에서도 제대로 우울증 관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약물 자체에 대한 거부감으로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치료를 제공하고, 약물 복용량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