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폐원 서울백병원, 제자들에 미안함 가득"
조영규 교수협의회장
2023.07.17 05:41 댓글쓰기

‘인술로 세상을 구한다. 인술제세(仁術濟世)’ 백병원 창립자 백인제 선생의 창립 이념이다.


당대 최고 외과의사로 알려진 백인제 박사는 연구 및 진료에 매진하며 대한민국 근대의학을 개척했다.


또 '한국판 슈바이처'라고 불리는 故 장기려 박사 등 수 많은 후학을 양성하며 국내 의료 발전에 한 획을 그었다.


하지만 그러한 서울백병원이 오는 8월 31일 폐원을 앞두고, 의료인으로서 환자에 대한 책무뿐만 아니라 수련병원으로서 학생들에 대한 교육 책무마저 포기했다는 내부 지적이 나왔다.


“폐원 앞두고 환자 배려 없어, 교수들도 죄송할 따름”


서울백병원은 "지난 7일 경영난 끝에 오는 8월 31일을 끝으로 외래, 응급실, 입원 등 모든 진료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백병원 조영규 교수협의회장은 “진료 종료까지 6주가 남은 상황”이라며 “교수진이 죄송할 정도로 환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9~10월 진료가 예정된 지방환자들은 어떻게 하느냐”며 “6개월 여유기간을 두고 폐원한 수도권의 또 다른 병원도 폐원 후 여러 불편 사항을 겪은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급작스럽게 병원 문을 닫으면 학교법인은 편할지 모르겠지만 직원이나 환자들은 정말 황당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병원은 환자 불편 최소화를 위해 원내 공지를 비롯한 전화, 문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폐원 사실을 알리고 그 전에 진료의뢰서를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조영규 협의회장은 이는 의료기관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조치라고 일침했다.


그는 “모든 환자 진료의뢰서를 작성하려면 평소보다 진료시간이 곱절로 소요된다”며 “예약도 안돼 있는 환자까지 진료의뢰서를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기본적인 진료 단위인 최소 3개월의 여유기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료진 거취 ‘불분명’…진료 연속성 무시”


갑작스런 폐원 소식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환자뿐만이 아니다.


인제학원은 "폐원 논의가 오갈 때부터 서울백병원 직원 모두 의료원 산하 병원에 고용승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인은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의사 직군을 제외한 간호직, 행정직 등 전 직원을 부산백병원이나 해운대백병원으로 발령한다고 발표했다.


의사 직군은 아직 발령처가 확정되지 않아 환자와 의료진 모두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조영규 협의회장은 “언론에 폐원 보도가 나간 후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담당교수에게 어느 병원으로 가는지 묻고 있다”며 “진료 연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들을 배려한다면 최소한 교수들 발령을 확정 한 후 환자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 기간을 줘야 하는데 지금은 이러한 배려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첫 의사 생활 시작 인턴들 경력 생채기…수련 차질 불가피”


그는 "서울백병원에서 첫 의사 생활을 시작한 인턴들 역시 경력에 큰 생채기를 입었다며 법인은 교육자로서의 책무까지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조영규 협의회장은 "다른 병원으로 가더라도 인턴 과정을 마칠 수 있겠지만 정상적인 수련을 받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중간에 들어온 인턴들에게 좋은 성적을 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련병원은 대학의 연장선상이지만 인제학원은 사학연금이나 세제 혜택 등은 받으며 학생들에 대한 책임은 회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과거에도 레지던트 수련 중단 발표에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 당시에도 교수들은 수련 종료 후 제도를 변경하자고 주장했지만 법인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힐난했다.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는 서울시 등과 협의를 통해 어떤 방식이든 병원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일에는 백낙환 前 인제학원 이사장 후손들까지 모여 서울백병원 폐원 대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건강검진 등을 특화한 ‘글로벌 K-메디컬 서비스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경영난을 이유로 폐원을 피할 수 없다고 밝히며 기간까지 확정졌다.


조영규 협의회장은 “후손들까지 함께 병원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었다”며 “특히 서울시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회의 3번 만에 법인은 기습적으로 폐원을 발표했다”며 “그동안 회의 과정은 법적이나 도의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함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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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2000
  • 뭐래 07.18 17:53
    금천구에 못들어간게 한이 되겠다. 서울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형병원 부지라던 금천구와 위례신도시. 금천구는 백병원이 서울백병원 팔고 들어갈 욕심냈었는데 안되고, 위례는 길병원이 들어갔고...상계백병원은 북쪽 경기도에서 환자들 많이 왔었는데, 의정부 을지병원 생기면서 환자 다 뺐기고....이래저래 백병원은 서울 떠나는 분위기
  • 님아 07.17 21:17
    적법하지 않은 양아치 수준이라는게 문제지요. 죽여버리고 싶을정도로!!!!
  • 완전흥분 07.17 19:36
    댓글로 난리치는 분들...

    이상하네... 개인 기업이 적자가 감당이 안되서 폐업하는데,

    니네님들이 왜? 난리침?

    서울시는 뭔 권리로 폐업을 막나? 서울시가 인수해서 운영을 하던가 ?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기업이 적자로 폐업하는데,

    남들이 이리도 반대하고 설치나? 쩝 ...
  • 박박박 07.17 19:16
    죽여버리고 싶다
  • 조상훈 07.17 12:59
    땅을팔든 뭘하든 상관없고, 갑자기 복사한 차트들고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하는지 막막한 수십년 다닌 환자들께 대국민사과해라! 이사장이든 누구든 나와서 사과해! 복사해서 가라고 하면 다냐!!!
  • 병문안 07.17 12:56
    구린내가 나지... 썩은내가 난다! 재단? 의료원장?백병원 재단수준 알겠다
  • 김아름 07.17 12:25
    바로 다음달 암 추적검사 예약이었는데 유예기간도 없이 문을닫는다는건 저들이 인간이하라는겁니다.

    차트만 들고 나가라고 하면 다 되는겁니까!
  • 서울백병원 07.17 08:53
    저렇게 무책임하게 누구의? 이익만을 위해 환자의 배려도 없이 폐원하는 인제학원 재단을 보면서, 다른 백병원에 환자가 모이길바라는 것은 인술제세를 가치로 삼고 있는 병원의 참다운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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