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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조기에 탐지·차단하기 위한 인공지능(AI) 기반 통합 감시 체계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시스템(K-NASS)'를 올해 말 구축한다.
식약처, 66억원 투입 감시체계 구축…"취급정보 수집 넘어 적극 활용"
K-NASS는 의료기관과 약국이 마약류 취급 내역을 의무 보고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오남용 위험을 보다 빠르고 정밀하게 선별하는 시스템이다.
식약처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개년 계획으로 K-NASS 구축을 추진해왔으며, 올해를 마지막 단계로 시스템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음주 식약처 마약관리과 과장(마약안전기획관)은 전문지 기자단과 6일 진행한 간담회에서 "NIMS가 취급 정보를 모으는 시스템이라면 K-NASS는 그 정보를 활용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이 하던 분석, AI로 앞당긴다"
현재 NIMS에는 연간 약 1억3000만 건, 누적 약 9억8000만 건의 마약류 취급 정보가 수집된다.
그동안 이 데이터는 사람이 직접 추출·분석해야 해 오남용 의심 사례를 선별하는 데 1~2주 이상이 걸렸다.
김 과장은 "지금도 오남용 감시는 하고 있지만 사람이 데이터를 뽑다 보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AI를 활용하면 오남용 위험 신호를 훨씬 신속하게 추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단순 탐지를 넘어 미래 오남용 가능성을 예측하는 모델까지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다만 AI가 규제의 주체가 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AI가 바로 처분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AI는 감시 대상을 선별하는 역할을 하고, 실제 현장 점검과 행정처분, 수사 의뢰 여부 판단은 사람이 한다"고 강조했다.
K-NASS는 감시기관뿐 아니라 의료인에게도 활용된다. 의료진이 처방 과정에서 환자의 오남용 가능성을 판단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기존 의료쇼핑방지정보망의 신호등 체계를 고도화한 위험도 정보가 제공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점수화라는 표현 때문에 의료기관이나 의사를 평가하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이 점수는 환자 단위 위험도를 보여주는 참고 정보"라고 선을 그었다.
또 "AI가 '이 처방은 안 된다'고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라,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면서 참고할 수 있는 정보를 더 정확하고 빨리 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졸피뎀 투약이력 확인 확대…"의무화보다 현장 활용이 먼저"
의료용 마약류 처방 관리도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2026년부터 환자 투약이력 확인 대상 성분이 졸피뎀까지 확대되지만, 의무가 아닌 권고 방식으로 시작된다.
식약처는 "펜타닐은 소량으로도 중독성과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의무화를 먼저 했지만 졸피뎀·ADHD 치료제·식욕억제제는 처방 병원과 의사 수가 전국적으로 너무 많다"며 "처음부터 일괄 의무화하면 의료현장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투약이력을 확인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활용도가 떨어진다"며 "처방 소프트웨어에서 한두 단계만 거치면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환경을 먼저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펜타닐 투약이력 확인 의무화 이후 처방량이 약 16.9% 감소한 점을 언급하며 "의무화보다 실제로 쓰이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남용 차단과 함께 치료 접근성 보완도 병행된다. 식약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등 희귀·난치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의사 판단에 따라 필요한 양의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사용 기준을 마련 중이다.
김 과장은 "암 환자 외에도 CRPS 환자들이 통증 때문에 충분한 진통제를 써야 하는데 기존 기준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요구가 계속 있었다"며 "임상자료와 환자단체 의견을 검토해 2026년 3월 가이드라인과 고시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소아·고령자, 장기 처방 환자 등으로 범위를 넓혀 연령·질환·처방 단계별 안전사용 기준을 추가로 세분화하는 연구도 병행할 계획이다.
"집에 남은 마약류도 위험"…요양시설 직접 수거 시범 도입
식약처는 가정 내 잔여 의료용 마약류도 주요 관리 사각지대로 보고 있다.
현재 100개 약국 중심으로 운영 중인 수거·폐기 사업을 유지하면서, 올해는 요양병원·교정시설 등 집단거주시설을 직접 찾아가는 수거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김 과장은 "복용법에 따라 먹어도 약이 남는 경우가 많고 가족이나 지인의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올해 상반기 전국 단위 실태조사를 통해 얼마나 남아 있는지부터 정확히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27년 이후 사업 확대와 예산 반영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K-NASS 구축에는 3년간 약 6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1차년도 31억 원, 2차년도 7억9000만 원, 3차년도인 올해 27억3000만 원이다.
다만 오남용 감시 전담 인력은 약 10명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사람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K-NASS는 인력을 대체하려는 게 아니라 한정된 인력으로 더 정확한 감시를 하기 위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향후 K-NASS를 기반으로 법무부 출입국 정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 정보 등 유관기관 데이터 연계를 추가 확대해 오남용 탐지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감시기관, 의료인, 연구자, 국민이 각각 필요한 정보를 접근할 수 있도록 대상별 맞춤형 정보 제공 포털을 구축해서 현재 공문이나 개별 요청으로 이뤄지던 통계·자료 제공 절차를 일원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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