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보다 사망률 높은 女심장질환, 치료 가이드라인 마련'
심완주 대한심장학회 회장
2018.06.11 12:3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국내 심장질환 치료 분야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지만 외국인을 대상으로 연구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료가 이뤄져 국내 여성환자 데이터 구축이 필수적이다."


그 동안 부족했던 여성 심장질환의 체계적인 치료에 대해 대한심장학회(이사장 박승정)가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 부친다.
 

심장학회 심완주 회장(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사진]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심장질환의 임상적인 발현성이 성별에 따라 다르다"며 "국내 여성 심장 질환 데이터를 구축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심장 질환은 암, 뇌혈관질환과 함께 국내 3대 사망 원인 중 하나. 심혈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등이 증가하면서 국내 사망률 역시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한국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행되면서 심혈관질환 이환율 또한 급증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여성에서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과도한 음주와 흡연 등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심장질환, 폐경 이후 급증하고 80세 이상 고령자는 남자보다 더 많아"


심완주 회장은 “여성의 경우 폐경 전에는 심장질환 유병률이 남성보다 낮지만 폐경 이후에는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해 남성과 비슷해 지고 80세 이후부터는 오히려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성 심장질환을 파악하고 치료함에 있어 전통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뿐 아니라 월경, 임신, 출
산, 폐경 등 신체적 특징을 고려해 더 세부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심 회장은 “예컨대, 질환 병태 생리나 위험요인 및 약물치료 효과는 여성과 남성이 다르다”며 “국내 현실은 성별을 고려한 제대로 된 데이터조차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예컨대 급성관상동맥 환자의 경우, 여성에서 예후가 남성보다 더 좋지 않는다는 보고들이 적지 않은데 그 원인은 성별 자체의 차이보다는 여성에서 좋지 않은 위험인자들을 남성보다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
하고 있다.


다만, 2014년 국내 응급의료현황 통계에 따르면 골든타임인 증상 발생 이후 3시간 이내 응급실에 도착하는 급성심근경색 환자 비율이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에서 남성보다 늦게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여성심장질환연구회에서는 수 년 전부터 국내 여성 심장질환 데이터를 구축하는데 관심을 기울여 왔고 앞으로도 여성 심장질환 연구의 중요성을 알리겠다는 복안이다.


그 가운데 국내 첫 여성 심장내과 전문의이자 금년 초 여성 첫 대한심장학회 회장을 맡게 된 만큼 심 회장은 치료 가이드라인 및 예방법 연구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폐경 후 여성에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심혈관 보호 효과가 큰 에스트로겐이 고갈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스트로겐은 이상지질혈증을 개선시켜 주고 혈관벽에 작용해 혈관을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에스트로겐 고갈은 여성에서 심혈관 질환 발생의 독립적이면서도 강력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심 회장은 "실제 에스트로겐 분비가 잘 되지 않는 젊은 여성들을 조사해 보니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도가 7배로 상승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 심 질환 치료에 있어 남녀 성별 구분이 없는데 중장기적으로 성별이 구분된 치료 가이드라인이 수립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심장질환자 특성에 맞는 가이드라인과 약물 투여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심 회장은 "앞으로 여성 심장질환의 체계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데 적극 관심을 갖고 예방법에 대한 연구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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