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파업→이미지 추락→브랜드 재건 과제
유탁근 을지병원장
2018.03.08 05:23 댓글쓰기

지난해 10월~11월 중순까지 무려 47일간의 파업사태가 있었던 을지병원. 예상보다 큰 상흔과 아픔을 딛고 재도약을 꿈꾸는 변화의 시기에 직면해 있다. 노사갈등이 첨예했기에 그만큼 큰 굴곡이 있었지만 과거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고 환자와 보호자들로부터 신뢰받는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담금질을 시작했다. 그 중심에 지난 2월 임명된 유탁근 병원장(비뇨기과 교수)[사진]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전립선 명의로 을지병원을 새롭게 정립시켜야 하는 수장이 된 그의 포부를 들어봤다.


"노사갈등 풀고 소통 활성화-외과계 의료진 보강"   

7일 을지병원 유탁근 병원장은 기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임기 2년간 추진할 병원 운영방안에 대해 논했다.


유 병원장은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 어깨가 무겁다. 작년 파업사태 등을 겪으며 떨어진 브랜드 이미지를 전환시켜야 한다. 지역민들에게 더 믿음직스러운 곳으로 인식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물론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기회의 시기이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을지병원은 지난해 가을 노조 파업이 장기간 진행되면서 입원환자를 받지 못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경영상 어려움이 존재했고, 수치로 분석은 불가능하지만 인근에 위치한 상계백병원에 환자들이 이동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 바 있다.


그렇지만 현재 병상가동률은 80% 수준으로 복귀했고 장기환자 등을 제외한 외래 및 입원환자는 어느정도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그는 정상화를 넘어 병원 이미지 제고 및 성장을 위해 탄탄한 진료체계 형성을 선결과제로 잡았다. 핵심은 외과계 의료진을 충원하는 것이다. 


실제로 을지병원은 내과, 소화기내과, 심장내과 등 계열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반면 외과계 의료진은 퇴직 등 사유로 다소 공백이 있다.


유 병원장은 “정형외과, 흉부외과 전문의를 모집할 계획이다. 특히 을지병원은 심장내과 수준이 뛰어난데 협업할 수 있는 외과의들이 부족한 상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망한 전문의를 영입하는 것이 선결과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기적 조율이 가능한 심혈관팀을 구성해 운영하기 위해 경영진들과 많은 논의를 거치고 있다.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며, 협업 가능한 팀 체제가 만들어지면 환자들의 만족도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영실적 개선 등을 담보로 시설 및 장비 확충에도 공을 들이겠다는 입장이다. 병원장에 임명된지 한달 밖에 안됐지만 나름의 목표를 설정, 단계적으로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양과 질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무조건 최고의 병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보다는 지역주민들이 믿고 오는 병원으로 만들 것이다. 굳이 멀리가지 않아도 수준높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병원장으로서의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직원 행복=병원 성장' 기반 상호 신뢰 구축 노력


을지병원 노사의 첨예한 갈등의 골은 현재 완만해졌지만, 지난해 가을 47일간의 파업사태는 임직원 모두에게 아픔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아픔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대화’라는 판단을 내린 그는 병원내 각 부서 직원들과의 소통 창구를 새로 마련했다. '병원문화개선TF'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 병원장은 “많은 대화를 주고 받고 어떤 오해가 있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직원들이 행복해야 병원이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 병원장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간 급여에 대해 생각하는 수준은 다를 것이다. 다를 수밖에 없기에 그 차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직원들이 병원을 신뢰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이직율이 높은 1~3년차 간호사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직원 만족도 제고를 위한 다양한 복지체계 형성 등을 고민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의료 패러다임 변화에 순응하며 탄탄한 진료체계를 형성하고 직원들도 행복할 수 있으면 을지병원은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기 내 굵직한 목표를 재차 강조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