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내시경 소독수가 2000원-환자 볼수록 손해'
醫 '10년 요구 끝 정부 제시 방안, 원가 절반도 안되는 수준' 한탄
2016.03.15 06:53 댓글쓰기

"미국의 내시경수가인 100만원에는 턱도 없을뿐더러 우리나라보다 전반적인 의료수준이 떨어진다고 보는 인도의 15만원에도 못 미친다. 현재 4만3500원은 어디에 내 놓아도 창피할 수밖에 없다."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내시경. 정부가 내시경 소독수가 신설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원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책정하는 것 아니냐며 의료계가 시시각각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그 동안 소독 의무를 의료기관에만 지우고 한 푼도 지원해주지 않다가 10년 간의 요구 끝에 겨우 신설되는 소독수가가 원가에도 한참 미흡하다는 게 골자다.


대한위장내시경학회 박창영 차기 회장은 최근 2차 상대가치 개정안 중 소독수가 현황을 진단하면서 "내시경 소독수가가 2000원 내외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독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현재 위내시경 수가는 원가(8만745원)의 절반 정도인 4만3490원으로 그야말로 위내시경을 '하면 할수록' 1회당 4만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개원가 의사들의 주장이다.


물적인 소요 경비 외에도 인건비도 문제다. 요즘 대부분의 의원급에서는 내시경실 담당 간호인력이 1명 정도 필요하다. 1명 인건비로는 약 150만원 정도가 평균적이라고 할 때 위내시경을 하루 2개, 한 달에 50개 정도로 가정할 수 있다.


이 직원이 내시경 검사의 사전설명을 하고 마취약 등을 준비하고, 사전 소독된 내시경 기계를 준비하는 데 거의 반나절을 내시경실에서 보내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의료인력인 의원급 원장은 대부분 1인 원장이고 평균 월 8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고 가정할 때 하루의 1/5을 내시경과 관련된 진료, 섬사전 설명, 내시경 검사, 검사설명, 처방 및 약 설명을 한다고 하면 800
만원/50개/5=3만2000원이 된다.


이렇듯 인건비를 계산해보면 현재 내시경 소독수가가 '0원'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에 최근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내시경을 한 번 소독하는데 드는 원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내시경 1회 소독원가는 인건비(9760원)+소요재료(솔, 장갑 등 2000원)+자동세척기(500원)+세척액(5600원)으로 총1만7869원으로 나타났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김용태 이사장(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은 "심평원이 자체 분석한 소독원가도 6400원이었는데 이 중 1/3만 수가로 책정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이사장은 "정부는 내시경을 소독액에 담궈야만 하는 방식으로 소독했을 때 드는 비용을 계산한 것 같다"며 "이 때 드는 소독액만 6000원 정도”라고 짚었다.


특히 "사람의 몸 속으로 들어가는 내시경은 먹는 물과 같은 수준으로 정성을 들여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환자 안전을 위해서도 가장 기본인 소독에 대해서는 최소한 원가는 보장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학회가 주장하는 내용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원가분석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대목이다. 심평원이 서울 모 대학병원을 현지실사해서 내시경 소독원가를 분석한 결과, 1회 소독원가가 6400원이라고 평가했지만 이마저도 ‘관행수가’로 본 것이다.


소독수가와는 별도로 소독액 비용도 보전해 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용범 위장내시경학회장은 "내시경을 제대로 소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언제든 감염사고는 터질 수 있다"며 "소독수가와는 별도로 소독액은 정부가 정책 급여로 원가만큼 지불해줘야 한다"고 요구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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