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 대한 헌신으로 가득찼던 '왕진의(往診醫)'
희명종합병원 최백희 이사장
2012.11.18 20:00 댓글쓰기

조그마한 의원이 지금의 금천구 거점병원으로 자리 잡을 줄은 최백희 이사장은 물론, 그 당시 아무도 알지 못했다. 1960년대 주변에 농지밖에 없던 곳에서 의원을 차리고 ‘왕진(往診)’을 하던 의원의 원장은 지금 16명의 전문의를 이끄는 척추·관절 중심의 병원 이사장이 됐다. 그 때는 모두가 경제적으로 힘들어 진료를 받고 돈을 내는 것조차 어려운 사람들이 많았다고 최 이사장은 회상했다. 쌀이나 가축이 진료비가 되기도 했다. 교통도 불편하고 아픈 사람들도 많아 밤낮으로 일했다. 1964년 세워진 신성신의원은 지금 120병상이 넘는 희명종합병원으로 탈바꿈 했다. 그의 주름진 손등은 당시 힘들었던 시절을 이겨낸 훈장이 돼 있었다. 희망종합병원 최백희 이사장[사진]을 만나봤다.[편집자주]

 

"의원급 역할 한계 있어 병원으로 도약"

 

최 이사장과 인터뷰하는 내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의약분업은 물론, 의료보험도 없었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니, 춥고 배고팠던 시절 환자들의 진료 풍경이 절로 눈앞에서 펼쳐졌다. 몇 평 남짓했던 한 의원이 지금의 120병상 이상이 되는 지역거점 병원이 된 것에는 한 자리에 늘 있었던 그의 원칙이 작용했으리라. 한 젊은이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마치고 1964년 신성신의원의 원장으로 의사의 삶을 시작했다.

 

Q. 첫 개원 시 상황과 지금은 굉장히 다를 것 같다. 당시는 어떠했나.

 

A. 1960년대는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라 진료비를 받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익을 따지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봉사했다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진료비를 못 내신 분들이 나중에 쌀이나 가축으로 대신하는 일도 많았다.

 

Q. 당시 금천구 풍경과 에피소드가 있다면

 

A. 1964년 개원하자마자 동네 왕진을 했다. 당시 금천구 일대는 모두 농경지였고, 자동차가 많지 않았던 시절이라, 경부국도 편도 1차선만 있었다. 또 병원에 가려면 차량을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 가야 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많아 왕진을 했던 것이다. 당시 뇌출혈로 쓰러졌던 중환자가 있었다. 직접 집으로 찾아가 링거병을 활용해 물을 떨어뜨려 산소를 만들고 공급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에는 모르는 동네주민들이 없을 정도였다.

 

Q. 의원에서 병원으로 발전하게 된 계기는

 

A. 이 지역 의료환경이 너무 열악해 개인의원으로서의 역할은 굉장히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꼭 병원을 설립해 그 환경을 개선해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당시는 땅값보다 건물 비용이 훨씬 많이 들던 시절이었다. 60평짜리 건물 3층을 올렸는데, 내 재산으로는 부족해 여기저기 돈을 빌려 병원을 지었다. 그 후 많은 지역주민들이 희명병원을 이용하면서 병원 위상이 높아졌다. 규모도 점점 커져 현재의 희명병원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Q. 진료원칙이 따로 있는가

 

A. 병원 진료를 보는데 있어 모든 것이 환자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내 진료원칙이다.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정확한 진료, 만족하는 진료를 하는 것이 환자 중심의 진료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모든 의료현장에서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고 있고, 직원들도 함께 동참하고 있다.

 

Q. 수 많은 병원들 중 희명종합병원만의 차별성은

 

A. 희명종합병원은 60여년 동안 한 자리에 있으면서 금천구 및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지역 거점병원으로서 인지돼 왔다. 오랜 전통이 차별화라면 차별화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 만큼 신뢰를 쌓아온 것이다. 지역사회 발전에 대한 역할을 통해 ‘2011년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 지역응급의료기관 최우수등급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도 지역거점 병원의 특성을 살려 환자들을 위한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다.

 

Q. 희명종합병원이 갖는 중점 진료 질환이 있는가

 

A. 우리 병원은 척추∙관절 중심의 종합병원이다. 최근 이 치료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스포츠의학센터를 설립했다. 이 센터를 통해 전문 재활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최신 장비 도입으로 환자들의 체계적인 비수술, 수술 치료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추가적으로 위∙대장 내시경 검진과 종합검진 등을 위해 내원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내과 진료 역시 활성화 시키고 있다. 현재 5명의 내과 전문의들이 용종 절제술, 이물제거, 식도 확장술 등 치료 내시경을 실시하고 있다. 직장에 다니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오전 8시부터 내시경 검사가 시작된다.

 

Q. 지역 거점병원이다. 특화된 서비스가 있다면

 

A. 지역 주민들을 위해 금천구청과 연계해서 저소득 주민 의료비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지역 노인복지관과 협력 관계을 맺어 매달 의료봉사를 실시하는 등 거동이 불편하신 노인 분들을 돌봐드리고 있다.

 

Q. 희명종합병원의 앞으로 계획은

 

A. 금천구 유일한 종합병원으로서 꾸준히 발전해 나가며, 지역주민들을 위해 입원 병상을 확충하고, 대학병원급 수준의 장비와 시설을 구축하고자 한다. 또한 처음 개원했을 때의 봉사정신을 더욱 확대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만드는 등 지역사회에 헌신하고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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