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심폐소생술로 생명 살리는 매력적인 직업”
안홍준 전공의(충남대병원 대전·충청 권역응급의료센터)
2012.12.30 20:00 댓글쓰기

2012년 마지막 휴일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은 모두의 소망일 것이다. 하지만 공휴일을 제때 한번 쉬어 보지도 못하고 매일 전쟁을 치르는 사람이 있다.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3년차 안홍준 전공의[사진]가 그 주인공. 남들이 부러워하는 의사이지만 2012년 마지막 휴일도 의료 최일선에서 환자와 마주하고 있다. 

 

지난 28일 남부지역에 기습적인 폭설이 쏟아졌다. 충남대병원 응급실 앞에도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다. 하지만 응급실안 의료진들은 눈이 얼마나 쌓였는지도 모른 채 밀려드는 환자로 분주했다.

 

오전 11시 안홍준 전공의는 외상으로 실려 온 50대 여자 환자와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문진을 하고 검사실로 보낸 후 다음 환자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인터뷰에 응했다.

 

“3D라 불리는 응급의학과는 모두가 꺼려하지만 목숨이 위중한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빠른 대처를 해 환자를 각 전문과로 보내는 그 시간이 너무 매력적이다.”

 

안홍준 전공의는 “때때로 힘들다고 생각될 때도 많지만 다른 과목보다 보람을 느낄 때가 더 많은 과가 응급의학과”라면서 “인턴 시절부터 응급실이 좋았다”고 말한다.

 

정형외과 교수였던 아버지를 따라 정형외과를 지원하기도 했던 그는 인턴시절 응급의학과에서 보냈던 소중한 시간을 잊지 못해 다시 응급의학과로 진로를 바꿨다.

 

안홍준 전공의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던 환자가 우리팀의 심폐소생술과 초기 처치를 받은 후 전문 진료과에서 완쾌해 건강하게 퇴원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너무 행복하다”고 전했다.

 

“순간순간 긴장되지만 보람도 커”

 

안 전공의는 “순간순간 나의 선택으로 인해 환자의 상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긴장해야 하지만 그만큼 집중력 있게 환자를 진료하기 때문에 보람도 크다”고 강조했다.

 

의사 중에서도 극한의 직업군이라는 응급의학과에 지원한 안홍순 전공의는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버지 영향이 컷 던 것일까. 어려서부터 병원의 콜을 받고 출근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익숙한 탓일까. 안홍준 전공의는 “응급의학과를 택했기 때문에 병원 콜은 당연한 것”이라 고 말했다.

 

안 전공의는 “다행스러운 것은 교수님들 배려로 당직 후 퇴근한 이후에는 온전한 휴식시간을 보장 받기 때문에 그런 스트레스는 없다”면서 “응급실의 체계가 잘 잡혀 있어 전공의도 휴식을 보장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안 전공의도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섭섭할 때가 있다. 최선을 다해 환자를 케어하고 있지만 술에 취한 보호자가 난동을 부리거나 폭행을 가했을 때다.

 

안홍준 전공의도 여러 차례 멱살을 잡히고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안 전공의는 “이런 보호자의 대부분은 취중이거나 환자의 상태가 위독했을 때 난동을 부리기 때문에 섭섭하거나 화가 날 때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해도 가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때가 대부분”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구급차에 실려 오는 대부분의 환자가 응급실 상황을 잃어버리고 퇴원하기 직전의 의료진만을 기억하고 감사한다. 때문에 제일 먼저 빠르고 적절하게 치료해 위급한 상황을 넘긴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은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항상 이해해주고 응원해주는 아내 매우 고마워"

 

하지만 환자가 무사히 잘 치료받고 완쾌해 퇴원한다는 소식을 접하면 섭섭한 마음도 잠시 더 건강해진 환자에게 오히려 고마운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안홍준 전공의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응급실의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잊기 때문에 인사하러 오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종종 고맙다고 인사하는 환자들을 대하면 자부심과 함께 그날의 피로도 함께 녹아버린다. 그 맛에 또 힘을 내곤한다”고 전했다.

 

안홍준 전공의는 “현재 충남대병원 응급실은 응급의학과 교수 1명과 내과 전문의 1명, 전공의 2명 인턴2명의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한정된 자원으로 많은 환자를 케어 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얼마 전 종영됐던 드라마 ‘골든타임’처럼 전문인력이 한 번에 투입돼 환자를 빠르게 처치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안 전공의는 “항상 나를 이해해주고 응원해주는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면서 “앞으로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족과 의국원들 모두 건강하고 초심 잃지 않는 2013년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새해에는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더 행복해지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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