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회 역할과 책임 더 강조될 것'
2011.11.06 12:51 댓글쓰기
“의료기사법이나 백내장수술 수가인하, 히알루론산 일반약전환 등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한꺼번에 터져 정신없는 한 해를 보냈다. 내년엔 이 일들을 잘 마무리하고, 안과의사회 회장직에 오르면서 애초 생각했던 계획을 하나씩 시행해 나가겠다.”

대한안과의사회 박우형 회장[사진]의 말처럼 안과의사들에게 2011년은 유독 해결할 일이 많은 한 해였다.

“새벽까지 회의는 기본, 24시간 온라인 회의체계 가동”

박우형 회장의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갑자기 많은 일이 터졌다. 그의 일 년은 안팎으로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2011년은 박 회장의 노력뿐만 아니라 안과의사회 회원들의 발 빠른 대응과 협력도 눈에 띄는 해였다. 특히 백내장수가인하 소송 비용 모금을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5억 원이 넘는 액수가 모금된 것은 의료계의 화제였다.

박 회장은 “대한안과의사회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다. 의사 개인이 대응하긴 어렵지만,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고 아이디어를 더하면 더욱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면서 “조용하던 안과의사회가 올해만큼 회의를 많이 하기는 처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달에 한 번씩 개최하던 대한안과의사회 상임이사회를 박 회장이 취임하면서 한 달에 한 번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정작 임기가 시작되니 백내장 수가 인하 소송 준비, 안경사법 반대와 일반약 전환 반대 대응 전략 수립 등을 위해 비공식적으로 일주일에 여러 번 모이는 것은 기본이요, 새벽까지 회의가 이어진 날도 많았다는 전언이다.

박 회장은 “굵직한 일이 한꺼번에 생기다 보니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각각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나눠서 진행했다”면서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안과의사회 홈페이지에서 24시간 아이디어와 전략을 상의했다. 새벽 3시에도 토론하는 날이 부지기수였다”고 전했다.

그는 “현안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회원들과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느라 애쓴 임원진들 덕분에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일 년을 그나마 버텨낸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점점 각 진료과 의사회가 맡을 역할과 책임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여러 일로 정신없는 한 해를 보낸 박우형 회장은 다가오는 2012년엔 본래 자신이 마음먹었던 일들을 추진해 볼 계획이다.

박 회장은 “대한안과의사회 회장이 되면서 안과의들을 위해 안과 영역을 넓이겠단 계획이 있었다”면서 “라식수술을 둘러싼 안과 영역 갈등을 완화하고, 본래 안과 영역이었던 안성형 분야를 강화하고 싶다. 또, 부작용이 많이 발생하는 콘택트렌즈의 판매와 관리를 안과 전문의의 영역으로 가져오고 싶다”고 밝혔다.

"정부, 의사를 이익집단이 아닌 전문가로 봐야 한다"

의사들에게 수가는 중요한 관심사임을 부정할 순 없다. 그러나 대한안과의사회는 모든 의견과 행동이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안과 전문의로서 국민의 눈 건강을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박우형 회장은 “안과의사회는 안과 전문의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설립된 것이 맞지만, 전문지식과 임상경험을 활용해 사회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책임도 있다”면서 “그러나 여러 일을 겪어 보니 정부는 정책에 대한 의사들의 의견을 전문가의 의견이라기보다, 이익집단의 의견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큰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눈 건강을 위해 전문가 의견을 표현한다기 보다 이익을 위해 전문가적 지식을 활용한다고 여기는 배타적 인식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당뇨병 경증 질환 분류에 반대하던 대한당뇨병학회나 미용사법안에 반대하는 대한피부과의사회 등 많은 의사단체에서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박 회장은 “의사들에게 수가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나 또한 안과의들의 안과 진료영역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한 번 잘못된 법안이 만들어지면 여러 부작용이 생겨도 수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의료정책을 수립할 때 건강 전문가인 의사의 의견을 참고하고, 의사들과 깊은 논의 과정을 거쳐 만든다면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정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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