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와 경영, 두 마리 토끼 잡겠다'
2012.01.08 12:49 댓글쓰기
국립중앙의료원은 그동안 공공의료의 대표기관이라는 주어진 역할은 크지만 낙후된 시설과 누적된 적자 등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부여된 소임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병원으로 비치기 일쑤였다. 그런데 국립중앙의료원에 홀연히 나타난 윤여규 원장[사진]이 새로운 계획을 발표하자, 의료원을 향한 눈빛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전과 국립외상센터 건립 등 여러 갈림길 앞에 서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의 수장, 윤여규 원장의 얘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국립중앙의료원장 부임 한 달을 맞이한 윤여규 원장은 병원 시스템과 시설, 조직 분위기를 파악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의료원을 공공의료 리더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원장으로 취임한 그의 어깨에는 '경영과 발전'이라는 어렵고도 무거운 과제가 놓여 있는 실정이다.

"열심히 뛰는 수 밖에 없어. 분초를 아끼며 일하겠다"

윤 원장은 “공공의료를 구축하면서 경영을 정상화시켜야 하는 상반되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임무를 받고 부임했다”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열심히 뛰는 수밖에 없다. 앞으로 상당시간 분초를 아끼며 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병원에서 한 시도 쉴 틈이 없다. 원장의 부재로 경영 공백이 길었던 병원 여기저기에서 끝없이 밀려드는 결제요청과 끝없이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회의, 병원 직원들과 얼굴을 익히며 조직 분위기도 파악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한응급의학회 및 대한외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을 정도로 응급의료 전문가로 통하는 윤여규 원장이 애초 국립중앙의료원장 공모에 지원한 이유가 국립외상센터 건립에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그의 뜻에 대해 보건복지부도 임명 이유에서 “국립외상센터 건립 등 공공의료를 발전시킬 인물임을 믿는다”고 밝히며 힘을 실어준 바 있다.

"국립외상센터 건립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윤 원장은 국립중앙의료원의 국립외상센터 건립 및 운영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국립외상센터 건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라면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필수 과제이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부지 등의 문제는 부차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국립외상센터가 중증 환자를 담당할 의료진의 교육, 외상 환자 등록 및 관리사업, 국가의 외상 정책 지원 등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이 많다”면서 “앞으로 확충될 중증외상센터의 Head-quarter 기능을 해야 한다. 유사시 천재지변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도 충분히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여규 원장이 국립중앙의료원을 두고 그리는 그림은 국립외상센터만이 아니다. 그는 국립중앙의료원을 국내 거점 3대 특수진료센터로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윤 원장은 “사스나 신종플루처럼 국가적인 대규모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하고 난치성 감염병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중앙감염병질환센터를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국립중앙의료원에 각종 감염병에 대한 최적의 관리지침을 개발하거나 감염병 환자를 등록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기능을 더하겠다는 것이다. 병원 간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는 시대, 쉽게 소외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제보건의료 콘트롤 타워 역할 국제의료센터 건립도"

윤원장은 또 “세계화에 더불어 공공의료 영역으로 급부상한 국제보건의료 분야를 총괄하는 국제의료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산발적으로 이뤄지는 국제구호와 긴급의료를 체계적으로 조정하고 국제보건의료 관련 정책을 지원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하겠다. 또, 국내 거주 외국인에 대한 진료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알찬 계획을 꿈꾸며 국립중앙의료원에 들어섰지만, 그가 한없는 기대에 부푼 소년처럼 순진한 모습으로 지내는 것은 아니다. 그가 병원에서 받은 첫 느낌은 이러한 계획을 제대로 꾸려가기 위해서는 눈앞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이었다.

윤 원장은 “병원에 들어서니 하드웨어적으로는 낙후된 시설과 장비가 먼저 눈에 들어왔고, 소프트웨어적으로는 경직된 조직문화가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시설과 장비를 시간을 두고 조금씩 업그레이드시키면 해결되지만, 병원 발전의 필수요건인 직원 분위기는 투자한다고 단번에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의료의 현대화와 진료능력 강화는 병원 직원에게서 나온다. 가족적인 직원 문화를 창조해 즐겁게 일하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변화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공공의료의 리더와 만성적인 적자해결에 조직문화 변화까지. 바쁜 마음에 걸음걸이까지 저절로 빨라졌다는 윤여규 원장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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