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95km의 기적, 의사들은 달린다'
2012.01.24 12:13 댓글쓰기
매년 5월 첫 째 일요일이 되면 의사들의 심장은 여느 때 보다 더욱 가파르게 뛴다.

소아암 환아를 돕고자 하는 의사들이 참여하는 ‘서울시민마라톤대회’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42.195km를 넘어 더욱 뜨겁게 고동치는 이날을 위해 지금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 무리의 의사들이 한강둔치를 달리는 이유기도 하다.

"마라톤 하면서 일석삼조 효과"

“건강도 챙기고 친목도 쌓고, 사정이 딱한 어려운 소아암 환아들도 도울 수 있으니 그야 말로 일석삼조(一石三鳥)가 아니겠습니까.”

지난 8년간 서울시민마라톤대회를 주최해 온 한국달리는의사회 이동윤 회장.[사진]

이 회장은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민마라톤대회 의미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나와 주변을 모두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 중 하나”라고.

그만큼 서울시민마라톤대회에 대한 이 회장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물론 그가 회장으로 있는 달리는의사회의 성장과 궤를 같이해 온 만큼 누구보다 본인 스스로가 가장 열성이다.

이 회장은 “처음에는 단순히 동호회 모임으로 출범했던 의사회가 하나 둘 구성원이 늘면서 점차 외부와 적극적은 소통을 시작했다”면서 “이제는 전문 마라토너를 방불케 할 정도인 사람들이 모인 곳이 바로 달리는 의사회”라고 소개했다.

달리는의사회는 지난 2000년 출범했다. 그 때만 해도 의사들의 온라인커뮤니티의 한 커뮤니티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점차 마라톤에 뜻을 둔 의사들이 하나 둘 늘면서 정식 단체로 탈바꿈했다.

“마라톤을 하다 보니 의사로서 도울 일들이 눈에 띄더라고요. 대회 주최측에 이야기해 마라토너로서 달리는 중 발생 가능한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요원으로 활동하다 아예 의사들이 만든 마라톤대회를 열어보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죠.”

그렇게 시작한 마라톤대회가 벌써 9회째를 맞이했다.

그 사이 달리는의사회 정회원 조건인 풀코스완주 경험을 가진 의사들도 제법 모였다. 이 회장 자신도 이미 풀코스 완주 경험 200회를 눈앞에 둘 정도다.

대회 역시 초창기 수백명 정도 참여하는 데 그쳤지만 이제는 4000여명 안팎이 참가할 정도로 어느 정도 덩치가 커졌다.

의사 뿐만 아니라 소아암환자를 돕기 위한 달리는의사회의 뜻과 함께하는 일반인들의 참여가 늘면서다.

"달리며 이웃과 환자를 돕는다"

하지만 그는 아직 기적을 이야기하는 이르다고 했다. 지금까지 3억여원 안팎의 기금을 모아 삼성서울병원 등에 기탁해 소아암 환자들을 도왔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인터뷰를 하러 간 기자에게 올해 열리는 대회에 참가해 줄 것을 신신당부하는 것도 조금이나마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 더 많은 환자들을 도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컸다.

“대회 모토도 그렇고 달리는의사회의 목표는 일 년에 하루는 이웃을 위해 달리자는 가치를 실현하는 겁니다. 앞으로 전 국민적 관심 속에 1만명 이상 참여할 수 있는 대형 마라톤대회로 발전시켜 나눔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혹한의 추위도 이겨내는 그들의 뜨거운 숨결이 얼어붙은 우리 사회에 온기를 지피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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