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전 벌어지는 서울대병원. 국제 경쟁력 확보'
2011.07.24 21:09 댓글쓰기
서울대병원이 달라지고 있다. 발 빠른 속도전이 국내 최고 국립 의료기관인 서울대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동안 서울대병원은 사립 종합대학병원보다 의사결정 속도가 느리고 변화에 둔감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요즘 서울대병원의 행보를 보면 분명히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구성원 여론수렴을 거쳐 의사결정이 내려지면 곧바로 실행에 들어간다. 예전과 비교하면 과히 '상전벽해(桑田碧海)'에 비유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싶다.

이런 행보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기획조정실장 이정렬 교수(흉부외과)[사진]. 그의 숨은 공로가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이정렬 교수는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2013년 개원을 목표로 한 첨단치료개발센터가 오는 8월 공사에 들어가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혈관 중심의 첨단 치료 연구병원을 지향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오래되고 비좁은 본관 건물을 벗어나 새로운 첨단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 연내 대규모 건물 3개동이 동시에 신축된다. 경북 문경에는 국내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직무능력 향상 및 재교육을 위한 '메디컬 인재개발센터(Medical HRD)'가 국내 처음으로 들어선다.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복잡 선천성 심기형 클리닉'을 운영하는 이 교수는 교육수련부장을 거쳐 기획조정실정으로 활동하면서 그야말로 서울대병원의 맥박으로 평가받는다.

그 동안 소아심장 수술만 4000여 건을 집도한 이 교수는 소아심장외과 및 심장이식외과 분야에서 수술뿐 아니라 교육과 연구에도 힘써 바야흐로 우리나라 소아흉부외과 분야의 눈부신 발전을 이끌고 있다.

주요 심장기형에 대한 한국의 치료성적 등을 조사해 한국 흉부외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연구 중인 이종 이식분야의 면역거부반응 극복 등에 관한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교육수련부장을 거쳐 기획조정실장으로 종횡무진 활약하면서 현 정희원 원장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대한의사협회와 공동 진행하는 의료고위경영과정 위원장 및 주임교수를 맡고 있고 개인적으로 키드하트(www.kidheart.com) 홈페이지를 운영해 선천성 심기형 환아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다.

"흉부외과, 유능한 인력 사장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의사로서 이정렬 교수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그 누구보다 컸다. 그는 "흉부외과 전문의 기근은 벌써 10년을 넘겼다. 이는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사태"라고 진단했다.

특히 대동맥술 등 난이도 높은 수술은 능력있는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정렬 교수는 "그나마 서울대병원의 경우는 양호한 편"이라면서 "보통 2명의 집도의 외에 전공의 2명이 참가해야 할 수술이지만 전공의가 없어 인턴과 간호사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병원도 상당수"라고 소개했다.

흉부외과 전문의의 고난도 의료행위가 현행 의료보험 체계에서 적절한 보상을 못 받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정책 부재로 유능한 인력이 사장되고 의료인력 균형이 깨지는 현실은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행히 흉부외과 수가 인상 정책에 대해서는 이번 조치의 효과가 당장은 눈에 띄지 않겠지만 분위기를 돌리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됐다는 판단이다.

이정렬 교수는 "상당수 대학병원이 흉부외과 전공의 월급을 100% 이상 인상하는 등 보상체계를 개선하고, 매일 당직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지원도 잇따른 점이 상당한 사기진작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가 인상을 시발점으로 향후 지방 거점 병원을 지정해 흉부외과 의사 일자리를 확보하거나 흉부외과 전공의에게 별도 수당을 지급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금전적인 지원정책뿐만 아니라 사명감을 갖고 있는 우수한 인재들이 올해 많이 지원한 만큼 향후 일자리 창출 등 후속조치가 잘 이뤄져야 흉부외과 정상화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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