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외 한인의사 활용해 세계 진출'
2011.08.07 10:59 댓글쓰기
“세계적 한국의료, 환자들에게 알려야 성공한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을 떠나 대만과 일본을 거쳐 미국에서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의사눈에 비친 한국 의료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재미한인의사협회(Korean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제29회 연차학술대회 서울 개최를 성사시킨 현철수(57, 사진) 회장은 데일리메디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한국 의료수준이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은 의사라면 누구나 한 번 쯤 들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한국 의료 세계화를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한국 의료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현철수 회장이 KAMA 학술대회 서울 개최를 추진한 이유는 여기 있다. 한국 의료를 미국의 환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실제 한국 의료기술로 진료 및 수술을 하는 의사들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재미 한인의사들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현 회장은 “감성적 이야기일 수 있지만 팔은 안으로 굽게 돼 있다”면서 “한국 의료가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의사들부터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의사들은 미국 전체 의사 90만명의 2%에 해당하는 1만8000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매년 500여명 씩 의대 졸업생 및 전공의가 배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철수 회장은 “문제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의사들이 이민 1세, 1.5세에서 2세로 넘어가면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으며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관심도 줄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현 회장은 이어 “이번 KAMA 학술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이들에게 직접 한국을 보여주고 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면서 “시기상으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지금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확립이 한국 의료산업 발전과도 연계될 수 있으며 이는 세계 진출을 원하는 한국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게 현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세계 시장 진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 정부는 공략 가능한 가장 쉬운 루트부터 찾아야 할 것”이라면서 “한국인 의사들이 한국의 의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현재 한국이 메디컬코리아를 외치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환자유치사업 역시 단순한 홍보와 교포들을 끌어들이는 수준에 그친다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내놨다.

현 회장은 “의료관광 대국이 되려면 현지인들을 한국에 데려올 수 있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한국 의료를 아는 현지인들은 일부 의사들 외에는 없다”면서 “결론은 세계 각지에 자리 잡은 한인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한국 기술을 사용하고 알리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의대생까지 포함해 범세계적 단체 만들 것"

현철수 회장은 “한-미 병원의 의료기술, 의료진 교류는 물론 협력 프로그램을 만들어 의료산업 수출에도 일조하고 싶다”고 이번 서울 학술대회 이후의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 회장은 한국 의료의 세계진출을 돕기 위해 서울 대회를 기점으로 세계한인의사회(World Korean Medical Organization) 창립 준비에도 돌입했다.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한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의료기기 및 의약품 해외 진출 루트가 마련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현 회장은 이 과정에 세계 한인 의대생연합을 끌어들여 한국 의료 발전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국인 의학도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학업에 매진해 세계적 수준의 의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멘토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그는 세계한인의사회 설립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의료기기, 의약품 산업 발전을 위한 재단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

현철수 회장은 “세계한인의사회를 설립하고 한인의대생협회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해 한인 의사들에게 ‘우리가 왜 한국의 의료발전을 위해 힘써야 하는가’를 알릴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 및 관련 단체들도 해외에 있는 의사와 의대생들에게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대만에서 중학교 일본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현철수 회장은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가 존스홉킨스대와 마이애미대 의대를 거쳐 현재 코넬대 의대 위장내과 임상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현 회장은 올해부터 임기 2년의 재미한인의사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회장 당선자 시절부터 재미 한인의사들과 한국 의료계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연차학술대회 서울 개최에 힘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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