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D사태 근본 원인은 소통 부재'
2011.09.18 10:28 댓글쓰기
내시경 점막하 박리절제술(ESD) 사태가 해결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1일 복지부가 급여전환을 결정하면서 중단됐던 치료가 재개되면서다.

게다가 위암으로만 제한됐던 적응증에 대해서도 복지부가 전향적 자세로 고시 개정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어 더욱 고무적이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던 내시경 술기의 위기를 걱정했던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도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학회 ESD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설상영 교수(부산백병원)[사진]는 “지난 20여 일 동안 순탄치만은 아니지만, 오히려 이번 일로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을 내놓을 정도다.

데일리메디=지난 1일 복지부가 ESD 급여전환을 결정한 뒤 적응증 제한과 수가인하 탓에 급기야 치료가 중단되기도 했다. 불편으로 인한 환자들의 원성을 고스란히 받았어야 했는데 그동안 심경은 어땠나?

설상영 위원장=가장 안타까웠던 대목은 ESD 적응증 제한으로 인해 당장 시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조차 시술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을 설명하긴 했지만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해 의사로서 무기력함을 느낄 정도였다.

데일리메디=현재 정부와 의료계 사이가 추석 전 만나 치료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논의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일선 현장의 혼란은 여전하다. 고시 기준대로 하자니 저수가 탓에 손해도 크거니와 적응증이 워낙 제한돼 시술대상도 한정적이다.

설상영 위원장=이 문제는 정부 관계자와 소화기내시경 학회를 비롯한 유관학회가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눠 풀기로 했다.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고시개정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때 가면 지금의 불편은 모두 해소되리라 본다.

데일리메디=그렇다면 앞서 복지부가 간담회에서 밝힌 대로 향후 열리는 전문가 회의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초 외과학회 등 일부는 ESD에 부정적 의견을 펼친바 있는데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설상영 위원장=이번 사태는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소화기내시경학회와 복지부, 다른 학회와 적극적인 의견 조율을 하지 못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학회 역시 반성하고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따라서 이번에는 최대한 서로의 전문성을 살려 적극적인 의견개진과 수렴과정을 거칠 것이다.

데일리메디=그렇다면 비급여 당시와 마찬가지로 식도나 대장을 비롯해 적응증이 원상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인가?

설상영 위원장=현실적으로 우리 욕심대로 다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연히 식도나 대장쪽은 흉부외과나 대장항문쪽 학회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눠야 한다. 상호이해를 넓히는 계기를 찾는 게 중요하다. 다만 환자안전과 편의가 가장 중요한 만큼 조건부 형태로 다시 시술이 가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설상영 교수는 이 말을 끝으로 다시 한 번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충분히 대화와 설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를 초래하게 한 데 대해 직간접적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설 교수는 “비단 ESD 문제뿐만 아니라 앞으로 신의료기술이 등장할 때 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이번 기회에 소통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배운 만큼 국내 소화기내시경 술기가 발전하는 데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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