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협진, 말처럼 쉽지 않네요'
2010.12.05 14:47 댓글쓰기
"여기는 환자도 너무 많고, 진료시간은 짧고…. 협진이라는 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 뇌신경 세포가 점차 파괴돼 없어지면서 생기는 두 질환은 여러 진료과와 관계를 맺고 있다.

관련 과가 힘을 합치는 질환별 센터화가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정작 센터 내에서의 협진은 제도적 문제로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아산병원 파킨슨·알츠하이머센터 이종식 교수(신경과)는 지난 4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환자 한 명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 여럿이 힘을 합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유기적 협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서는 신경과와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재활의학과의 손을 두루 거치는 것이 아무래도 더 도움이 되겠죠. 문제는 진료수가는 어떻게 하냔 말입니다."

이 교수는 "협진을 하고 싶어도 한정된 파이 내에서 해결하려다보니 운영이 쉽지 않다"면서 "암센터는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암환자를 위해 협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해당 센터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면 의료진 간 '협진'을 강조하는 부분을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다.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로 인한 현실과의 괴리가 비단 서울아산병원만 안고 있는 고민은 아닐 터. 그는 "손해를 보면서까지 진료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냐"며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유럽 학계와 손잡고 세포이식술 개척…"치료법 새 장 열 것"

이날 서울아산병원 아산교육연구관 1층 강당에서 열린 '제2회 아산 파킨슨 심포지엄' 행사장에서 만난 이종식 교수는 최근 진행 중인 연구과제에 대해 소개했다.

국내 최다 환자수를 보유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이 유럽 연구진과 함께 파킨슨병의 새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세포이식술 개발에 나선다.

약물치료와 수술요법에 의존하는 기존 치료법에서 뚜렷한 효과를 얻지 못하고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한 시도로, 안전성이 입증되면 파킨슨 치료의 새 패러다임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교수는 "한 가지 치료법이 모든 환자에게 다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주는 것이 연구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어떤 유전적 소양이 환경적 요소와 결합했을 때 파킨슨병에 걸리며, 이후 치매까지 발병하는 것인지 원인을 분석하는 연구 프로젝트도 진행 중에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대학에서 신경과 교수로 근무하고, 스웨덴 룬드대학 등에서 수학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해외 학계와 활발한 학술 교류를 하고 있는 그는 이번 세포이식술 개발에 유럽 인맥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국내 파킨슨병 환자 건강보험상 데이터만 7만명인데, 실제로 15만명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절반 이상은 아직 진단을 못 받고 있다는 얘기"라며 파킨슨병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006년에 이어 2번째로 개최한 아산 파킨슨 심포지엄도 내년부터는 연례로 해외 석학들을 초청, 정기적으로 자리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종식 교수는 "어떻게 하면 환자의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게 할 것인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라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수록 환자가 느는 질환인 만큼 효과적인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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