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직 빡빡해도 내 소임은 '환자 사랑''
2010.01.24 11:19 댓글쓰기
이달 1일부터 순천향대의료원 신임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된 정형외과 서유성 교수[사진].

19일 그를 만난 곳은 푹신한 가죽소파가 널찍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법한 기획조정실이 아닌 소박한 분위기의 외래진료실이었다. 인공관절 성형술의 권위자인 그는 이날 하루에만 5건의 수술을 소화하고 있었다.

다음날은 4건, 그 다음날에도 3건의 수술이 잡혀 있다고 했다. 두 건의 수술을 마치고 가까스로 짬을 낸 인터뷰 와중에도 수술실로부터 끊임없이 그를 찾는 호출이 오는 상황.

기조실장 업무만 해도 빠듯하지 않냐는, 다소 걱정 어린 기자의 질문에 그는 당연한 걸 왜 묻느냐는 듯한 눈빛으로 환히 웃으며 답했다.

"이제 시작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원래 기획조정실 일이라는 게,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끝도 없이 생겨나게 마련이거든요. 과거보다 의료원 역할도 커져서 당분간은 업무 파악에 주력할 것 같습니다."

서유성 기조실장은 이번 보직 임명 직전까지 순천향대병원 부원장 겸 진료협력센터 소장으로 근무하면서 병원의 크고 작은 실무를 관장했다.

그러나 처음 병원에 발을 디딘 1983년부터 지금껏 환자와의 신뢰에 무게중심을 둔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고관절 수술을 주로 하는 그는 필요시 환자의 양말을 손수 벗겨줄 정도로 인자한 성품이라는 소문이 병원에 자자할 정도다.

"여기는 이름난 대형병원처럼 환자들이 병원만 보고도 찾아오는 데가 아니에요. 의사를 보고 찾아오죠. 저를 믿고 먼 곳에서 오시는 분들인데… 20년 가까이 환자들과 쌓아온 관계를 보직 좀 맡았다고 소홀히 할 순 없는 거잖아요."

그는 "나만 그런 게 아니"라며 "그래서 의료원에서도 환자도 보고 보직 업무도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을 뽑은 게 아니냐"고 우스갯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의료원 산하 서울·부천·천안·구미 4개 병원의 기획조정 업무를 총괄하게 된 만큼 새로이 늘어난 일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다.

"4개 병원을 다 합치면 2700병상에 직원만 해도 4000명이에요. 이들 공동의 파워를 기를 수 있는 결집력이 그동안 부족했던 게 사실이죠. 이제 가능한 부분부터 조금씩 바꿔 나가려고 합니다."

그의 말대로 순천향대 산하병원은 서서히 바뀌고 있다. 서울병원 혈관센터 신설부터 부천병원 병상 증축, 천안병원 암센터 기공 등 하드웨어를 강화하는 계획이 최근 윤곽을 드러냈다.

서유성 기조실장은 "단기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고 인수인계까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장기적 발전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가장 큰 병원이 아닌, 가장 좋은 병원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드높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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