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상연구 잠재력은 무한대'
2010.02.28 10:24 댓글쓰기
올해 초 정부는 "제약산업을 국가 발전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하고 5년 내 2조원 규모의 연구개발(R&D) 펀드를 만들어 신약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더 이상 제네릭에만 기대지 않고 오리지널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힘쓰겠다는 얘기다.

복지부 지정 폐손상 치료제 개발 특성화 센터장을 맡고 있는 전북대병원 이용철 교수는 “정부가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및 기초의학에 대한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고 밝히면서 임상시험, 신약개발연구를 시행할 수 있는 제약산업의 인프라 구축을 강조했다.

그동안 이 교수는 폐손상 치료제 개발 특성화 센터를 통해 꾸준히 임상시험 및 기초의학을 연구했고, 그 결과 2008년 10월에 새로운 천식 치료 및 예방적 접근의 목표를 제시할 수 있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업적을 인정한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지난해 화이자 의학상 기초의학부문의 수상자로 이 교수를 선정했다.

이용철 교수를 만나 이번에 수상한 논문의 주요 내용과 의미, 그리고 우리나라 제약산업 발전을 위한 기초의학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Q. 이번에 수상한 논문에 대해 설명.

A. 'Mast cell can mediate vascular permeability through regulation of the PI3K-HIF¬1-VEGF axis' 이라는 타이틀로 2008년도 10월 ‘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라는 미국 흉부 학회 공인 잡지에 게재 됐던 논문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기관지 천식에서의 비만세포의 새로운 역할을 규명한 것이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만세포 결핍 쥐 (w/wv mice)를 이용, 난황 알부민 유발 천식 쥐 모델을 만들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천식이 유발된 쥐 모델은 기도 내 염증 세포의 증가, 기도 과민성의 항진, 혈관 투과성 및 VEGF의 증가가 관찰됐지만, 그 증가된 정도가 비만 세포 결핍 천식 쥐 모델에서 정상 천식 쥐 모델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을 확인했고, 비만 세포를 다시 주입시켰을 때 이러한 감소된 변화는 정상 천식 쥐 모델 정도로 증가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비만 세포에 의한 VEGF의 발현 및 혈관 투과성 조절이 기관지 천식 중 발생하는 것을 확인한 것이며, 또한 본 연구를 통해 이러한 비만세포에 의한 VEGF 의 발현의 조절이 phosphatidylinositol 3-kinase (PI3K) 신호 전달에 의해 활성화 되는 hypoxia-inducible factor-1 (HIF-1)에 의해 조절됨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Q. 이번 논문이 갖는 의의는

A. 기관지 천식으로 대표되는 알레르기성 기도 질환에서의 비만세포에 의한 VEGF 발현 조절이 기존에 알려져 있던 히스타민과 더불어 혈관 투과성에 기여함을 성공적으로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비만세포의 혈관 투과성 조절의 분자 생물학적 기전으로 PI3K-HIF¬1-VEGF axis (PHV axis)의 일종의 positive feedback loop을 새롭게 규명해 천식의 치료 및 예방적 접근의 목표를 제시한 고무적인 결과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의학연구 중심은 환자'라는 대(大) 명제를 소신으로 알고 있는데.

A. 저는 환자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임상의사입니다. 수년간 환자들과 함께 병실에서 그리고 진료실에서 그들의 고통과 사회적 어려움, 그리고 현재 치료의 임상적 한계를 실시간으로 느껴 왔습니다.

특히, 다양한 난치성 폐손상 질환으로 반복적인 입원을 하고 수차례의 중환자실 행을 경험한 환자들은 저에게 난치성 폐손상 질환에 대한 보다 나은 치료 방법의 개발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하게하고 실험실 연구를 게을리 할 수 없게 만듭니다.

결국 저의 연구의 동기를 불어 넣어 주는 것도 힘들지만 저를 보고 미소 지어 주는 환자들이고 연구 결과의 가장 큰 수혜자가 돼야 할 사람들도 바로 이들이어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제가 연구를 지속해 온 가장 중심에 있는 생각입니다.

매일 이른 새벽 회진 시간에 만난 환자들의 모습과 이들에 대한 감사가 저를 하루하루 새로운 마음 가짐으로 힘을 내서 보다 열심히 연구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따라서 의학연구의 그 시작과 중심 그리고 끝에는 환자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 임상의학 연구분야의 상황과 잠재 발전 가능성은

A. 십여 년 전만해도 임상의사가 실험실 연구를 병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도 많았고 다소 냉소적이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 동안 우리나라의 임상의학 연구에 대한 관점은 많이 바뀌어 왔고,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많은 후배 임상의사들의 연구에 대한 열정을 접하고 있습니다.

국가적으로도 점차 큰 규모의 연구비 지원 사업이 임상의학 연구분야에 투자되고 있어, 이러한 열정과 관점의 변화는 보다 훌륭한 연구 성과를 얻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또한 많은 우수인력 들이 임상의학 분야에 참여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임상의학은 연구 발전에 대해 많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Q. 앞으로 연구하고 싶은 주제는, 그리고 이유는

A. 기관지 천식을 포함한 다양한 난치성 폐손상 질환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향후 연구의 주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암, 심장 및 혈관 질환, 뇌허혈 질환 등의 질환의 경우 전 세계적인 관심과 예방 및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을 통해서유병률과 사망률이 감소 추세에 있으나 기관지 천식을 대표로 하는 난치성 폐손상 질환의 유병률과 사망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암이나 심혈관 질환과는 달리 지금까지 치료 방법 자체에 대한 연구에 대한 관심 및 지원도 부족했으며 이에 따라 그 치료 수준도 증상 조절 치료가 그 중심이 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수 억 인구가 현재 이런 호흡기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이에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폐손상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에 대한 노력은 호흡기 질환 환자를 돌보는 의사로서 그리고 과학자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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