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여성 비뇨기과 원장 시대 개막'
2010.04.07 22:51 댓글쓰기
“비뇨기과를 전공하는 여성 의사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앞으로 개원가 시장에 여성 원장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수년간 유명 성칼럼니스트로 활동해온 미즈러브 김경희 원장은 향후 개원시장 판도를 이 같이 내다봤다. 지난 2008년 ‘맘에 드는 구두가 섹스보다 낫다면’이라는 책을 펴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인터뷰로 만난 그는 그야말로 쿨한 의사였다. 책을 집필한 이유도 비뇨기과를 택한 것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설명이 뒤따랐다. 군의관의 길을 고민했던 유별난 호기심을 자랑하기도 한다.

김 원장은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들 가운데 처음으로 개원 시장에 뛰어든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해 논현동에 여성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비뇨기과를 개원했다.

개원한 이유는 간단했다. “모험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라는 것. 봉직의를 거쳐 정기적으로 칼럼을 쓰는 바쁜 일상 중에서도 그는 3명의 자녀를 키우는 슈퍼맘이기도 하다.


"개원 관심 많은 후배들 많아져"

김경희 원장은 “전국에 비뇨기과를 전공한 여성 전문의가 18명 있지만, 개원한 사람은 나 하나뿐”이라며 “하지만 앞으론 달라질 것이다. 개원에 관심이 많은 후배를 많이 봤다”고 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비뇨기과 여성 원장 시대가 오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비뇨기과 질환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사회적 편견으로 비뇨기과 내원을 꺼리는 경향이 많이 개선됐다고 한다.

물론 남녀를 동시에 진료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그가 여성 전문 비뇨기과를 개원한 것도 어찌 보면 차선책이었다. 김 원장은 몇 년 후에는 남성까지 진료하고 싶다고 했다.

또 다른 이유는 철저하게 남성 위주의 인식이 강한 비뇨기과 특성상 여의사가 대학병원 교수로 남기 어렵다는 점이다. 환자 대다수가 남성이라는 점도 그렇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여 레지던트가 비뇨기과를 전공하면 뉴스가 되는 세상이었다.

김경희 원장은 “비뇨기과를 택하는 여성 후배들이 늘고 있지만, 여건은 여전히 열악한 것이 사실”이라며 “개원을 하고 싶어도 시장성이 만만치 않아 고민하는 사례를 봤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그러면서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가 전문의가 여성인 것을 보면 당황하듯, 당연한 진료임에도 비뇨기과라는 특성상 어려움이 있다”며 “하지만 실력 있는 후배들이 많다. 숫자는 많지 않아도 진료 질에서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그는 최근 개원가에서는 이례적으로 방광내시경 시술을 통해 2명의 암 환자를 찾아냈다. 실력과 노력만 뒤따르면 여성도 비뇨기과 개원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한다.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도 남성을 똑같이 진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서울특별시립 동부병원 근무를 자청하기도 했다. 굳이 비뇨기과에 성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김 원장은 강조한다.

"성공하는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

김 원장은 “제가 개원가 원장으로는 최초 모델이니까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후배들도 용기를 내지 않겠느냐”며 “다양하게 봉직의를 거쳤고 자신감을 가지려 한다. 지금은 여성을 전문적으로 진료하지만, 향후 남성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식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후배들의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하기도 했다. 또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대한비뇨기과학회 정회원,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정회원, 대한남성과학회 정회원 및 여성성건강연구회 정회원, 대한미용외과학회 정회원, 세계성건강연구회 정회원, 국제성의학학회 정회원 등 다양한 외부활동을 하는 전형적인 알파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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