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서울성모병원의 정답은 신뢰'
2009.03.29 20:03 댓글쓰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을 바라보는 전문가 시각은 크게 엇갈린다. 관점에 따라 성공을 예측하거나 실패를 당연시한다. 현 상황만 놓고 본다면 정답을 알기가 쉽지 않다. 다만 국내에서 가장 부유하면서 까다로운 지역민을 뒀다는 점과 초대형 병원과의 경쟁구도는 명확하다. 핸디캡이던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으니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서울성모가 명품 브랜드로 인정받거나 그저 그런 병원으로 인식되느냐는 길어야 1~2년 안에 결론이 난다. 그래서인지 병원 경영진은 '배수진을 쳤다'고 과감하게 말한다.

병원 지난 23일 전면진료를 시작했고 내달 30일에는 개원식을 한다. 표현을 빌리자면 매일 살얼음을 걷듯 일련의 과정을 추진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고, 산하 병원의 유수 의료진을 불러들여 드림팀을 꾸렸다. 서울성모병원이 CMC의 전부는 아니지만 산뜻한 출발은 의료원 모두가 바라는 바다. 개원 초 확실한 브랜드를 각인시킨다면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서는 셈이다.

병원서 가장 바쁜 주인공 "환자와의 교감이 경쟁력"

그런 의미에서 김영균 대외협력부원장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다. 또 원내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일이 취미일 정도로 전형적인 워커홀릭(workaholic)이다. 서울성모 브랜드를 진두지휘하고 홍보·마케팅 전도사로 거듭나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의전을 도맡고 VIP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전국을 돌며 협력병원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시간과 돈, 사람 중 하나라도 많았으면 좋겠다는 말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김영균 대외협력부원장은 기자에게 병원 브랜드 '유 빌리브, 위 케어(You Believe, We Care)'를 강조하면서 정답은 '신뢰'라고 했다.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종교적 신뢰, 그리고 환자와의 교감이 경쟁력이라는 뜻이다.

종교적 믿음을 바탕으로 한 '전인치료의 완성'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미련할 만큼 수익성에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도 그래서다. 자의반 타의반 가톨릭은 수익성이라는 딜레마를 짊어져 왔다. 도덕적 잣대가 경쟁 병원보다 무겁다는 사실도 더 잘 안다.

김 부원장은 "3차 병원 가운데 가톨릭의 진료비는 평균 이하이거나 아무리 높아봐야 중간 정도"라며 "환자의 경제 환경과 가족 관계를 고려해 합리적인 처방을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환자의 호주머니를 생각하는 약속처방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최대 1조 원을 쏟아 부었다는 새병원의 수익성은 어떻게 보전할까. 명품을 지향한다면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어딘가 이율배반적이다. 김 부원장은 그 해답을 재원일수 단축에서 찾았다. 병원은 작년 한 해만 하루에 가까운 재원일수를 줄였다.

그는 "지난해 재원일수를 7.6일까지 줄였다. 외래 등 진료성과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결과만 놓고 따져보면 수익성이 증가했다"며 "초진 환자를 많이 흡수하고 협력병원과의 관계를 원만히 구축한다면 새 병원은 빠르게 안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을 금기시하던 분위기가 많이 누그러진 점은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진다. 김 부원장은 새병원 건립하면서 가톨릭 이념을 전제로 경영진의 마인드가 많이 바뀌었다고 귀뜸했다.

병원은 진료 인프라를 완성하는 차원에서 마취과 의료진을 대폭 보강했다. 클린(clean)지역과 더티(dirty)지역을 명확히 구분해 신개념 감염관리 시스템도 구축했다. 히든카드 중 하나가 '조혈모세포이식(BMT)'이라는 점에서 업그레이드된 진료환경은 필수적이다.

김영균 부원장은 "서울성모하면 BMT가 유명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새 병원은 공기 순환 장치뿐 아니라 완벽한 감염관리가 가능한 BMT 전용병실을 마련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올해 대형병원의 화두로 '해외환자 유치'를 꼽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서울성모병원도 이 같은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현재 병원에는 러시아 출신 의사가 재직 중이다. 예전에는 옥 씨 성을 가진 프랑스계 한국 의사가 활동했었다.

"해외환자 유치 등 국제 인증 통한 블루오션 창출"

김 부원장은 "해외환자 유치는 미래의 수익 창출이며 블루오션으로 인식된다"며 "그들은 비보험 환자이지 않은가. 순수익이 높은 부유층 환자를 유치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측면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가의 숙박 건진을 비롯해 다양한 진료영역으로 해외환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속도를 내고 있는 JCI 인증도 같은 맥락이다. 의료사고와 감염관리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디딤돌로 삼겠다는 것이다.

다학제 치료 또한 서울성모의 히든카드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내 처음으로 폐암 분야에 다학제 치료를 접목한 김 부원장은 "각각의 전문성을 상호 존중하면서 협진을 해나간다면 최선의 치료에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걸쳐 진료의 정확성을 확인하고 건전한 견제가 가능한 다학적 치료에 서울성모병원만의 문화가 배어 있다고 했다.

김영균 부원장은 "병원 규모를 키우고 다양한 진료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환자를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 여건은 이미 마련됐다. 이제 서울성모병원의 새로운 시작을 알릴 때가 됐다"고 거듭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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