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뿐 아니라 亞 의사도 교육하는 '의사'
2009.04.05 14:55 댓글쓰기
약속보다 1시간이나 늦은 오후 5시, CHA의과대 강남차병원 외과 박해린 교수를 만났다. “미안합니다. 수술이 밀려서….” 그때까지 아침도 못 먹었다는 그는 그날 하루만 유방암 1건, 갑상선암 2건, 맘모톰 10건을 수술했다.

박해린 교수는 국내 맘모톰 수술의 대가이다. 맘모톰을 도입한 2002년부터 지난달 17일까지 4388례의 맘모톰 수술을 진행했다. 국내 최다 기록이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환자들에게 한달 평균 60여 건을 수술한다. 박 교수 덕분에 강남차병원은 국내 유일한 맘모톰 교육 병원으로 지정됐다.

지금까지 수많은 의사들이 그에게서 맘모톰 수술을 배웠다. 개원의는 물론 서울대, 서울아산, 삼성서울 등 대형병원 교수들이 보낸 전임의들이 다녀갔다. “아마 국내 외과의 중 절반은 제게서 맘모톰 교육을 받았을 거예요.” 박해린 교수는 그렇게 가르친 의사들이 각 병원으로 돌아가 맘모톰의 유용함과 안전함을 전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맘모톰이 흉터를 적게 남기면서 수술이 빨리 끝난다는 장점으로 각광받으면서, 여기저기서 술기 시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박 교수의 맘모톰 강의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다. 2003년 이후로는 중국, 태국, 대만,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의사들에게 수술법을 전했다. 그는 그동안 다녀온 시연을 회상하면서 “아시아를 다 가르치고 있는 거네요”라며 웃는다.

박 교수는 언제, 어떤 이유로 맘모톰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그가 처음 맘모톰 프로브를 잡은 건 2001년 싱가포르 국립암센터에서 열린 맘모톰 워크숍에서였다. “환자들에게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는 게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유용할 거라 생각했죠.” 그때부터 그는 국내 외과학회와 유방암학회를 중심으로 맘모톰의 장점을 알려왔다. 또한 맘모톰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책 ‘최소침습적 유방수술 및 생검’을 내기도 했다.

박해린 교수가 이처럼 맘모톰 알리기에 적극적인 것은 좋은 수술법이 의사들에게 제대로 전해져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적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맘모톰을 너무 아무 때나 하면 안 된다”면서 “특히 잔류 암세포를 남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유두를 보존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일부 병원에서 맘모톰이 돈벌이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박 교수는 “하나의 프로브로 한번 수술한 것을 갖고, 주변 조직 몇 개를 없앴다며 각각 돈을 받거나 크기별로 비용을 산출하는 건 너무하지 않나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암으로 진단된 사람 걸 다시 쓰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한번 쓴 프로브는 바로 버리도록 한다.

철저한 사후관리도 당부했다. 그가 있는 강남차병원은 맘모톰 수술 후 환자들을 되도록 하룻밤 입원시킨다. 아무리 간단한 처치라 할지라도 맘모톰은 수술이며 더구나 유방은 예민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수술할 때는 국소마취를 해서 안 아프지만, 저녁이 되면 아플 수 있거든요. 출혈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밤새 꼼꼼히 체크도 해야 하고요.”

박해린 교수는 "시술 시간도 짧고 흉터도 작아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유용한 맘모톰이지만,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의료진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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