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도 '전멸'…풀리지 않는 비인기과 '저주'
전국 수련기관 무더기 미달 사태…예견했지만 당혹감 피력 병원들
2012.08.10 20:00 댓글쓰기

이변은 없었다. 비인기과들의 참혹상은 후반기에도 되풀이 됐다. ‘혹시나’를 기대했던 수련기관들은 ‘역시나’ 결과에 씁쓸함을 곱씹어야 했다.

 

2012년도 후반기 전공의 모집은 예년 양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상반기에 정원을 채우지 못했거나 결원이 발생한 병원들이 추가모집에 나섰지만 헛수고였다.

 

데일리메디가 후반기 모집 마감일인 10일 전국 수련기관의 전공의 지원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병원에서 미달 사태가 속출했다.

 

‘2012년도 전공의 후반기 모집 시행계획’에 따르면 인턴의 경우 총 57개 수련기관에서 207명을, 레지던트는 108개 기관에서 566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지만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주요 대학병원들도 미달 사태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빅5 중 35명으로 가장 많은 모집에 나섰던 가톨릭중앙의료원에는 5명만이 지원, 0.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15명 모집에 2명, 서울대병원은 4명 모집에 1명, 서울아산병원은 6명 모집에 4명이 지원, 미달 사태를 겪어야 했다.

 

다만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6명 모집에 8명이 지원, 1.33대 1의 경쟁률로 전국 수련병원 중 드물게 지원자 수가 정원을 초과했다.

 

미달 사태는 수도권은 물론 지방 대학병원도 마찬가지였고, 일부 병원은 지원자가 전무해 일찌감치 접수를 마감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인턴 상황은 더욱 참혹하다. 모집에 나섰던 5개 수련기관 중 서울대병원만이 1명 정원에 5명이 지원하며 체면을 세웠을 뿐 나머지 기관 모두 미달됐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결원 보충을 위한 후반기 모집인데다 비인기과가 대부분인 만큼 상당수 수련병원이 목표 정원을 채우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이번 후반기 모집에서도 수련병원 대부분이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소아청소년과 등 비인기과 전공의를 모집했다.

 

이들 비인기과가 올해 상반기 모집에서도 처참한 미달 사태를 맞았던 점을 감안하면 후반기 모집 역시 악순환이 되풀이 될 것이란 일선 병원들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상반기 보다 후반기 모집결과는 더욱 처참하다”며 “매년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모집에 나서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소 규모 수련병원의 경우 상황은 더욱 참담하다. 대학병원들이야 그나마 전공의들의 유인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중소병원은 결코 녹록찮다는 전언이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근래 몇 년 동안 모집공고를 내고 있지만 전공의 그림자도 구경할 수 없었다”며 “조만간 수련기관 취소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토로했다.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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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심이 10.23 18:21
    내과보드님의 말이 맞다. 우리도 의사들의 환자 진료,수술시간 제한을 해야한다. 초인적인 수술 건 수를 자랑하는건 결국 전공의,스탶들의 희생의 바탕 아닌가? 후배들에게 기회도 주고 전문의 인력도 적정 수준으로 늘려서 기회를 주면 많은 부분이 해결된다. 이는 부험숙가의 근본적 문제가 있지만 선배들의 욕심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선배들은 의료계 앞날에 대해 깊이 고민 해 줬으면 한다.
  • 내과보드 10.07 22:05
    대한민국에 수술 제일 많이 하기로 (제일 잘 하기로?) 유명한 병원이 1년간 전국에서 행해지는 대장암 수술의 약 15%를 독점하고 있는데 거기에 colorectal surgeon 중에 정규직 스탭의 숫자가 단 3명에 불과하다. 이렇게 소수가 독점하고 있는 나라가 과연 있을까? 선배들은 이런 사실을 알기나 하고서 미래의 후배들 보고 메이저를 전공하라고 말할 수가 있나?
  • 내과보드 10.07 22:01
    밑에 쓰신 분 신념은 뭔 놈의 신념인가? 생각해봐라. 대한민국에서 흉부외과로 제일 유명한 병원에 전공의로 들어가봤자 1-2년차때 졸라게 CTD 박으면서 병동 돌아다니고 3-4년차때 수술방 들어가서 졸라 땡기다가 보드 따오고 나면, 일부만 남아서 펠로우하고 펠로우 안 하면 실업자 신세인데 뭔 놈의 신념이 흉부외과 의사를 만들어주나? 펠로우를 3년 4년을 해봤자 스탭 자리는 10년에 하나 날까말까 하는데 필드로 쫓겨나서 흉부외과 의사 가운 걸치고 50-60베드짜리 로컬 병원 탁자에 앉아서 외래진료를 보고 있으면 내가 흉부외과 의사인 건가?
  • 내과보드 10.07 21:55
    의대 졸업한 애들이 다 인턴을 들어가지 그럼 어딜 가겠나? 어디 의사 말고 더 좋은 직장 있어서 그리로 새고 있을까봐 걱정인가? 다 들어가고도 남도록 인턴 티오를 확장하고 있는 이 나라 병원들과 병협이 웃기는 놈들인 거지.
  • 내과보드 10.07 21:53
    아니 대체 뭐가 비참하고 참혹하다는 건지? 매년마다 전공의,수련의 증원신청을 하는 병원들과, 그걸 받아주는 병협 때문에 해마다 전공의,수련의 티오가 늘어나 의대 졸업자 정원을 훨씬 넘어서는 웃기는 코미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이런 건데...?
  • 현실 08.13 05:10
    예견됐던 일 아닌가. 현장이 반영이 안되는 정책이 계속 되다보니 불거지는 현실인 것을 ㅉ ㅉ..
  • 규탄한다 08.12 17:03
    이게 다 복지부 탓이다. 그나마 요즘 젊은 의사들 신념보다 지몸 편한것 더 선호하는데, 힘든 메이저과 부양하기는 거녕, 포괄수가제다, 응당법이다, 혹은 말도 안되는 의료분쟁법 같은 것으로 오히려 돈못벌고 골치만 썩이게 만들어 놓으니, 누가 하려고 하는가? 힘들지만 신념으로 버티는 메이저과 지원은 커녕, 오히려 확인사살하는 격이다. 이 복지부 머리나쁜 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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