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유일 신생아집중치료실 왜 문(門) 닫았나
순천향구미, 레지턴트 0명·전문의 퇴사 등 전공의 감축 직격탄···“TO가 없다”
2017.01.25 06:26 댓글쓰기

폐쇄 결정된 순천향대구미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
경상북도에서는 유일한 순천향대구미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이 폐쇄됐다.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및 스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지역별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데 이를 감안한 제도적 지원이 전무한 탓이다. 경상북도에 있는 단 하나의 신생아집중치료실을 없애면서 2.5kg 이하 미숙아 또는 고위험 신생아들은 발길을 멀리 돌려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사실 순천향대구미병원은 독자적으로 전공의를 모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지원자 수가 워낙 없다보니 서울병원에서 구미병원 전공의까지 모집한 후 구미로 내려보내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그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정원 합리화 정책에 근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를 감축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는 23명이나 줄었다.


24일 순천향대중앙의료원에 따르면, 2015년까지 매해 서울병원이 모집한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정원은 총 3명이다. 이 중 2명은 서울병원, 1명은 구미병원에 보내 수련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기에 2016년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정원이 2명으로 감축됐다. 즉, 작년부터 서울병원에만 소청과 레지던트가 있고 구미병원에는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인력이 부족했지만, 서울병원 역시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와 관련, 순천향대서울병원 서은숙 교육수련부장(소아청소년과)은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도 제도적 지원책이 없다보니 폐쇄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자체적으로 인력 배치나 조정이 가능한 것이 아니고 서울병원, 구미병원 각 과별로 T/O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 기준을 지켜야만 했다. 2016년 구미병원 소청과 레지던트는 규정 상 0명이었다”고 설명했다.


데일리메디 취재결과, 레지던트뿐만 아니라 전담전문의 부재도 폐쇄결정의 주 요인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신생아집중치료실 전담전문의는 의료법상(의료기관의 시설규격 기준) 입원의료서비스의 질 제고를 도모하기 위해 24시간 상주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구미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 전담전문의는 5년간 근무 후 업무부담을 호소하며 최근 퇴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병원 한 관계자는 “지역별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제도적 지원책이 너무도 절실한 시점이다. 현재 전담전문의가 없는 상태”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결국 전공의 감축 충격파가 지방병원으로 쏠렸고, 이를 그대로 전달받은 의료진의 퇴사 등으로 신생아집중치료실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제도적 지원책이 필요했으나 오히려 규제 요인으로 작용한 신생아집중치료실 폐쇄 건을 반면교사 삼아 보다 정부는 적극적인 개선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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