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마취 사고, 전문의 별도 고용 쉽지 않아'
'세계적으로도 환자 '안전성' 부상 속 안전장치 마련 절실'
2019.08.27 06:1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여전히 프로포폴을 사용한 수면마취, 성형수술 도중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마취전문의 부재로 인한 의료사고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수면마취제 프로포폴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으며 결국엔 사망한 사건이 또 발생했는데 법원에서는 의료진 과실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수면마취 후 의료사고로 뇌손상을 입은 환자가 주치의를 상대로 한 소송이었다.


국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발생한 프로포폴 의료사고의 92%가 전문의가 시술하지 않아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비마취과 의사나 그에 준하는 수련을 받은 사람이면 프로포폴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서울 소재 A대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사실 생명과 직결되는 마취는 전문성이 가장 중요한데도 현행 의료법이 마취 전문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었다"고 토로했다.
 
마취료와 초빙료가 인정되지 않으면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상근하지 않는 의료기관에서는 집도의가 대신 마취를 실시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프로포폴 사용의 절반 가까이가 의원급에서 사용되지만 별도의 의료진을 고용하기란 쉽지 않다.


서울 소재 B마취통증의학과 의원 원장은 "환자 특성이 작용할 수 있겠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 수많은 의료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응급 처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이 환자 직접 치료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 안전성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서 프로포폴 사용 지침을 어렵게 내놨지만 권고안이라 한계점이 분명하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그는 "마취료 및 마취전문의 초빙료도 분리해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마취 약물을 사용할 때에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관리, 감독이 의무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피력했다.
 

같은 맥락에서 프로포폴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전문의가 시술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향정신성 의약품 중 유독 프로포폴이 빈번하게 오·남용되거나 의료사고 원인으로 지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마취제에 비해 값이 싸고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다 보니 전문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병·의원에서 비전문의도 쉽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십 년 전부터 외국에서는 치료 효과와 함께 환자 '안전성'이 화두다.
 

B의원 원장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환자 상태를 면밀히 살피는 가운데 가장 적절한 마취약과 마취법 등을 계획할 수 있다"며 "수술 후에도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증관련 수가 개선 및 저임금 원가 보전을 위해 마취 관련 학회 학회를 주축으로 근거자료를 도출함으로써 국가 보험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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