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합격 좌우하게 되는 ‘인성(人性)'
주요 의과대학 요청 반영, 2019학년도부터 인성평가 통해 학생 선발
2016.09.02 06:13 댓글쓰기

의과대학이 앞으로는 인성평가를 통해 학생 선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대학입학전형 개선으로 인·적성 평가 항목이 입학 전형에 들어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의료계 내부 요청이 반영된 것이어서 그간 의사로서의 윤리의식을 양성 과정에서부터 제대로 키워나가고자 했던 의과대학들의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는 대학 총장, 시․도 교육감, 고교 교장, 학부모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학입학전형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2019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을 31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의대의 경우 인‧적성 평가를 대입 전형 요소에 정식으로 포함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논술, 면접 등 각 대학이 시행할 수 있는 대입전형 과정이 6개로 제한됐었다. 이 때문에 의대에서 인성평가 항목을 입시에 반영하는 게 여의치 못했다. 인성평가를 포함하기 위해서는 다른 전형을 삭제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몇몇 의대에서만 인성평가가 이뤄져 왔던 것도 이런 제약 문제가 컸다.
 

그러던 중 이번 정책의 보완으로 인성평가가 대학 합불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 항목이 된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일부 의대 전형에서만 실시되던 인성평가가 다른 곳으로도 전격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 대학입학지원실 관계자는 “의학계열 특성을 고려해 인성평가 항목의 경우 전형에 추가돼도 갯수 한도의 제약을 받지 않도록 정책을 보완했다”며 “대학이 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끔 문을 연 것”이라고 이번 보완 결정의 의미를 분석했다.
 

이는 실제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등 의대 관계자들이 꾸준히 입시전형에 인성평가 항목을 반영하도록 요구한 이유기도 하다.
 

고려대 의대생 집단 성추행 가해자가 성균관대 의대에 다시 진학하는 등 불미스러운 상황이 계속되자 엄격한 윤리적 잣대를 통해 이를 개선해 보고자 하는 자율적인 노력이 시작됐던 것이다.
 

대학입학지원실 관계자는 “의료계 측의 요청이 있어서 실현 가능 방안을 검토해 보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정책을 보완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평가요소 안에 (인성평가를) 포함시키는 것은 합불 여부를 결정지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인성교육을 가능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가장 효과적이라고 인정받고 있는 인성평가 전형은 서울의대 및 강원대 의전원 등이 실시하고 있는 다중미니면접 (Multiple Mini Interview, 이하 MMI)이다. 학생들이 도덕성, 공동체의식 등 세분화된 인성평가 항목에 대해 60~80분에 걸쳐 면접을 치르는 방식이다. 입시 학원가에서도 대비에 애를 먹을 정도로 까다롭다는 평가를 듣는 검증된 절차다.
 

각 의대에서 본격적으로 인성평가 전형을 도입하기 시작하면 MMI 뿐만 아니라 더욱 효과적인 평가 방안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한 의대 입시관계자는 “심화면접 등 인성평가 전형은 이미 그 효과가 입증돼 해외에서는 여러 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읽기, 쓰기, 구술 등 생각보다 다양한 형식으로 인성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학생을 제대로 관찰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교육시켜 주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환자와의 공감, 소통 및 도덕성 등의 덕목이 중시되는 의사에게 있어 인성 평가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입학 때부터 이런 절차를 거치게 되면 교육 과정에서도 학생들이 윤리의식의 중요성을 무겁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평가의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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