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마르는 뇌수술 의사, 특단의 조치 시급"
분당서울대병원 방재승 교수, 의학회 학술지에 '한국의료 현실 개탄' 기고문
2022.08.24 12:11 댓글쓰기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 원인을 분석한 글로 세간의 이목을 받았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방재승 교수가 다시 한 번 의견을 피력했다.


필수의료 영역인 뇌수술과 관련해 수술을 할수록 적자인 건강보험 수가 구조와 그에 따른 인력 채용의 난맥상을 냉철하게 짚어냈다.


방재승 교수는 최근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화려한 한국 대형병원의 취약한 그림자’라는 제하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그는 해당 기고문을 통해 화려해 보이는 한국의료의 이면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신경외과 전문의 중에서 개두술을 수행하는 뇌혈관외과 의사를 구할 수 없는 의료환경은 외면한 채 마녀사냥 하듯 해당 병원을 비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방 교수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뇌혈관외과 의사 부족”이라며 “1년 180일 이상 당직을 서야하는 생활을 사명감만으로 버틸 수 있는 직업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뇌혈관외과 의사가 부족한 또 다른 원인으로 뇌수술을 하면 할수록 수익이 감소하는 현실을 지목했다.


방재승 교수는 “뇌수술을 하면 할수록 병원 입장에서는 오히려 수익이 감소하는 현실이기에 굳이 뇌혈관외과 의사를 더 구할 필요성 자체를 못느낀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령 구하려 해도 요즘 뇌혈관외과 전임의 과정을 거치고 나온 의사들 대부분이 뇌혈관외과 수술보다 덜 힘든 신경중재 분야를 더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시간이 갈수록 숙련된 뇌혈관외과 의사 숫자는 늘지 않고 줄어만 가는 게 문제이고, 국민 건강을 위해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획기적 수가 개선 없이는 해결책 없고 돈 문제인데 다른 논리 펴는 사람들 보면 참담"


무엇보다 저수가 구조를 한국 의료의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방재승 교수는 “획기적인 수가 개선 아니고는 해결책이 없다”며 “누가 뭐라고 해도 돈 문제인데 아니라고 우기거나 다른 논리를 펴는 이들을 보면 참담한 마음”이라고 한 숨을 내쉬었다.


실제 한국의 수가는 OECD 회원국 중에서도 낮은 수준이다. 의료 수가의 상대적 가격 수준을 미국을 100으로 설정했을 때 OECD 평균은 72, 일본은 71, 한국은 48 수준이다.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러시아, 헝가리,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등의 구 공산권 국가 밖에 없다. 뇌혈관외과 분야 수가는 일본의 1/4 수준이다.


방 교수는 “조삼모사식 총액제한 정책으로는 국내 뇌혈관외과 의사의 씨가 마를 것”이라며 “획기적인 수가 개선 말고는 해답은 없다”고 설파했다.


이어 “정책적 지원 없이 단순하게 의사 월급이나 당직비 조금 올려주는 것으로는 뇌혈관외과 의사의 소멸현상을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댓글 4
답변 글쓰기
0 / 2000
  • ㅎㅎㅎ 12.21 12:23
    알고보니 학회간것이아니라 휴가였다는데 의사는 환자편이아니라 의사편이다.
  • ㅎㅎ 08.26 18:01
    그런데, 서젼이 서젼 다워야지.
  • 맞아요 08.28 01:07
    소방관은 처우가 열악하다고 불끄는 일을 놔두고 휴가를 가지 않고 급여가 낮다고 파업을 하지 않죠

    수사관은 힘들다고 편한 수사만 찾아하고 자기 관할이 아니어도 또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 살인사건을 수사하죠.



    오늘 아무도 살인사건으로 의심하지 않던 사건을 끝까지 파헤쳐서 조현증이 있는 범인을 기소해서 20년 형을 선고하게끔 만든 수사관의 이야기를 방송에서 봤는데 그 분이 그럽디다.

    '사명감 때문에 했지요. 내가 이 놈 안 잡아 넣으면 또 다른 사람 죽일 것 같으니까...'

    증거불충분으로 구속이 안되니까 범인이 또 사고를 칠까봐 매일 전화해서 위치확인하고 통화 안되면 위치추적해서 울산에서 서울까지 올라가서 확인하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돈 주는 것도 아닌데,...



    돈 안된다고 수가 낮다고 1년간 180일 당직 선다고... 열악한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수술 안하고 수술 할 사람 올 수도 있는데 당직을 비우고 휴가를 간다? 서젼답지 않습니다.



    오늘 대형동물 수의사 편 극한 직업을 봤는데... 소가 새끼를 낳는 4-5월 달에는 하루 7건씩 분만을 하고 밤에도 나가고 밥도 못 먹고 진료하시데요. 소를 병원에 끌고 올 수 없으니 70대 수의사께서 차를 끌고 다니며, 혼자 소독약도 풀고 마취도 하고 진통제도 놓고 배도 가르고 자궁 안에 송아지도 꺼내고 끝나면 간호도 하고... 그 분이 하시던 말이 기억나네요.



    '내가 안 하면 못 하니까요. 사명감 때문에 가는거지요.'
  • 지질이 08.24 15:11
    건강보험수료체계를 확 바꾸어야 합니다. 총액을 정해 놓고 그 안에서 이권이 달린 과끼리 풍선 쥐기 게임을 하듯 여기서 줄여서 저기를 보존해 주는 방식이 아닌 정당한 가격과 적정이윤을 보장 받아야 하며 그렇게 하였다 하더라도 응급을 담당하는 분야는 대기시간도 근무로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대학병원 교수가 되면 권위와 파워를 함께 가지게 되었지만 현재는 아무런 권한없이 의무만 강요당하는 세상이라서 과장도 서로 안하려 하는데 적절한 수술 후 책임까지 지라고 하면 누가 그 일을 감당하겠습니까? 당연히 학회 또는 의협차원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자잘못을 가리는 기구를 만들어 판정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