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폐암검진 책임자가 지적 '한국 국가폐암검진'
"고위험군에 폐암 가족력 사람 포함" 주장…"과잉검진" 반대 주장도 상존
2023.09.22 19:23 댓글쓰기



연합뉴스 제공



대만의 국가폐암검진 책임자가 한국의 국가폐암검진 대상에 폐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 그 배경에 관심이 높다.  


대만의 국립폐암검진(TALENT) 책임자인 양판치르 대만 국립대만대 내과 교수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2023)에서 “폐암 발생에 가족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한국과 미국은 국가폐암검진 대상자를 흡연자로만 제한해 상당수 국민이 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대만은 지난해 7월부터 국립폐암검진(TALENT)을 시행하고 있다. 대만은 저선량흉부CT 검진 대상자로 ▲부모, 자녀, 형제 등 가족이 폐암 진단을 받은 50~74세 남성과 45~74세 여성 ▲30갑년 이상 흡연력이 있는 50~74세 성인 중 금연할 의사가 있거나 15년 이내 금연한 사람으로 설계했다. 여기서 갑년은 ‘하루 평균 담배소비량(갑)×흡연기간(년)’으로 계산한다.


한국은 이와 달리 30갑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54~74세 남녀만 폐암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2년마다 저선량흉부CT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유사하게 20갑년 이상 흡연력이 있고 현재 흡연 중이거나 지난 15년 이내 금연한 50~80세 성인 폐암에 대해서만 연간 저선량흉부CT 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양 교수는 지난 2021년 열린 세계폐암학회에서도 폐암 발병에 있어 가족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 교수는 2015~2019년 55~75세의 대만인 1만2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폐암 가족력이 있을 경우 발병률(3.2%)이 그렇지 않은 경우(2.0%)보다 1.6배 높았다고 당시 학회에서 발표했다.


양 교수 연구 외에도 폐암과 가족력의 연관성을 분석한 다수 리뷰논문에서는 가족 중 폐암 환자가 있을 경우 폐암 발병률이 2~3배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대만 정부는 지난해부터 실시한 국가폐암검진에 흡연자가 아니어도 가족력이 있는 국민을 검진 대상으로 포함했다. 2022년 7월~2023년 6월 시행한 국가폐암검진 대상자 4만9508명 중 폐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2만8617명(58%)이었다. 검진 결과에서 전체 9.2%가 양성반응이 나타났으며, 1.1%가 최종적으로 폐암 진단을 받았다.


양 교수는 “폐암을 진단받은 환자 중 85%는 1상 이하 초기단계였다”며 “폐암검진을 통해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의사가 보다 효과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학한림원 "불필요한 검진, 오히려 위해(危害) 가능성"


폐암 발병과 가족력 연관성은 분명하지만 불필요한 검진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한민국 의학한림원은 지난 3월 ‘슬기로운 건강검진을 위한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권고문’을 마련한 데 이어 이달 8일 관련 포럼을 열고 과잉 검진을 지적했다.


한림원은 권고문에서 “55~74세, 30갑년 이상 흡연력이 있는 고위험군이 아님에도 저선량흉부CT를 통한 폐암 검진이 이뤄지고 있어 위해(危害)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불필요한 폐암 검진이 침습적 검사에 따른 합병증 및 과잉진단, 방사선 피폭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 시행된 폐암 선별검사연구(NLST)에서 저선량흉부CT 양성으로 나타나 침습적 검사받은 사람 중 42.5%가 폐암 비확진자고, 2.4%가 주요 합병증을 겪었다.


한림원은 “폐암 고위험군에서 폐암 선별검사로 저선량흉부CT를 주기적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폐암 고위험군이 아닌 무증상 성인을 대상으로 폐암 사망률을 낮추는 등의 이득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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