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고충 더 깊어지는 치매 환자와 가족
요양병원 확진자 속출·치매안심센터 휴관···환자 특성상 감염에도 취약
2020.03.21 05:2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코로나19의 여파로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환자들이 다수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연이어 발생하고 적잖은 치료안심센터가 정부 권고로 휴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대구의 한사랑요양병원에서 70여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등 대구에서는 요양병원 전수조사 과정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치매 환자들은 그 특성상 감염에 취약하고 조기에 증상 발견이 어려워 환자 가족들의 우려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은 “지금까지 요양병원에서는 대개 직원들을 통한 감염이 많은데 치매 환자들은 직원들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고 병원 내에서도 배회를 하거나 이동을 하는 경우들이 많아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매 환자들은 증상에 대해 충분히 표현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겉으로 확연히 드러나는 증상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대부분의 요양병원들은 병원내 감염을 막기위해 면회나 방문 등을 제한하고 있다.


병원은 가족들이 영상 등을 통해 환자들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면회 통제 등에 대한 환자 가족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는 것이 손 회장의 설명이다.


한편, 치매안심센터의 경우는 정부의 휴관 권고로 다수의 센터가 문을 닫은 상황이다.


성남시 중원구 치매안심센터 나해리 센터장은 “지역에 따라 자체적으로 판단해 운영을 하는 곳도 있지만 분당 지역은 확진자가 속출해 사업을 전부 중단한 실정”이라며 “직원들이 전화를 통해 환자 관리 및 코로나19 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뿐 아니라 주간보호시설 등도 문을 닫은 곳이 많아 환자 가족들이 치매 환자를 집에서 돌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자가격리·치료 불구 애로사항 급증···코로나 확진 치매할머니 직접 간호 손자 화제

 

치매 환자가 자가격리 대상이 되거나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도 환자 특성상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실제로 최근 경북 고령에서는 80대 치매 노인 A씨가 확진자와 접촉으로 자가격리를 하던 중 집을 이탈하는 일이 발생했다.


보건소 직원들이 검사를 위해 A씨의 집을 방문했다가 A씨가 사라진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에 신고를 받은 경찰이 집에서 3km가량 떨어진 곳에서 A씨를 찾았지만 가족들로서도 방역 측면에서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15일에는 경북 청도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치매 환자와 관련해 감동적인 사연도 있었다.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가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포항의료원에 입원하자 손자인 B씨가 모든 일을 제쳐두고 할머니가 있는 격리 병동으로 들어가 직접 할머니를 간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병원측은 처음에는 B씨의 감염을 우려해 병원 출입을 막았다. 하지만 입원한 할머니가 불안 증세를 보여 치료가 어려워지자 B씨의 출입을 허락했고 B씨는 2주간 할머니를 간호한 뒤 함께 퇴원했다.


이에 대해 이철우 경북 도지사는 최근 열린 브리핑에서 “손자가 얼마나 갸륵한지 모르겠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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