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정부의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무료접종 일시 중단은 업체가 백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자체 결함은 아니라는 얘기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백신 조달 계약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백신 냉장온도 유지 부적절 사례가 21일 오후 신고됐다”고 밝혔다.
실제 약 500만 도즈(1회 접종분) 정도가 공급된 상황이나 아직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백신은 13∼18세 대상 접종 물량이다.
당초 질병청은 이날부터 생후 6개월부터 18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2002년 1월 1일부터 2020년 8월 31일까지 출생)에게 무료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불과 하루 전에 유통상 문제점이 발견된 것이다.
정 청장은 “문제가 제기된 백신은 유통 과정상의 문제 즉, 냉장온도 유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것으로 제조 또는 생산에서의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질 검사를 통해 백신의 안전성을 확인한 후 접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안전성 검증에는 약 2주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가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백신은 전량 폐기된다. 이렇게 될 경우 인플루엔자 유행이 시작되는 11월 전까지 필요한 백신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 동시유행 차단이라는 정부의 계획도 차질이 예상된다.
정부는 코로나19 증상과 독감 증상이 비슷해 동시에 유행할 경우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올해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했다.
대상자는 생후 6개월∼만 18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세 이상 어르신 등 총 1900만명이다.
정 청장은 “백신 물량 폐기는 어느 정도 문제가 있는지 판단한 뒤에 결정될 사안”이라며 “공급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점검, 의료기관이 자체 확보한 물량은 먼저 접종을 재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정부와 조달 계약을 맺은 업체는 ‘신성약품’이다. 계약에 따라 ‘신성약품’은 무료 접종 대상자에게 공급할 백신 1259만 도즈를 각 의료기관에 공급하게 되는데, 전날까지 500만 도즈 정도가 공급됐고 그중 일부 물량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