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과 의사들의 심평원 만족도는
백성주 기자
2012.06.24 20:00 댓글쓰기

의료계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관한 사실을 취재할 때면 가장 많이 듣는 얘기 중 하나가 “이름 나가지 않게 해주세요”다. 의사들 사이에선 괜히 심평원에 항의했다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큰 뜻을 품고 상근심사위원으로 일했던 한 대학병원 의사는 최근 이 일을 그만뒀다. 삭감당한 동료 의사들의 불만은 애교(?) 수준이었다. 이미 결과를 정해놓고 사인만을 강요하는 시스템에 환멸을 느꼈다는 것이다.

 

포괄수가제로 의료계의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최근 의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건보공단과 심평원 직원들이 포괄수가제 관련 옹호 게시글을 게재하는 과정에서 도를 지나친 의사 매도행위를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현직 의사가 ‘포괄수가제에 대해 현직의사가 보호자 입장에서 쓴 글’을 게재하자 이들 기관은 마치 일반인인 양 “돈 많으신 분이 좀 아끼신다고, 불효하셨군요, 돌아가신 부친께 진심으로 사죄하세요” 등 댓글을 달았다는 주장이다.

 

의사협회는 “정부의 의료계를 대하는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절대 바로 설 수 없다”면서 “이 같은 행태를 사과하고 즉각 중단함과 동시에 관련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의사들이 가진 불편한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진행하는 심평원의 노력은 역설적으로 코미디 수준이다. 최근에는 예산을 마련, 의사들이 많이 모이는 학술대회에 부스 참가를 희망했지만 학회들에게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는 리베이트 쌍벌제로 제약사, 의료기기업체 참여가 줄어든 학회로서는 부스 한 개가 아쉬운 상황이지만 축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심평원 만의 짝사랑격 접근이 성사되지 못한 큰 이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한국정보산업연합회 CRM․BI협의회가 주관한'2012 고객중심경영대상'에서 ‘고객중심경영대상 서비스부문’을 수상했다.

 

이 상은 고객중심경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관의 경쟁력 제고 및 국내 서비스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적이 큰 기관에게 수여된다.

 

심평원은 “민원인과 병원 간 불필요한 마찰을 최소화하는 등 고객만족 개선 의지에 대한 고객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심평원의 고객만족 노력을 ‘개두환면(改頭換面)으로 보는 요양기관이나 의사들이 아직도 많다. 심평원의 가장 주된 고객인 의료기관이나 의사들이 심평원의 수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는지를 심평원도 한 번 모니터링 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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