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회장 탄핵 촉발 '천연물신약'
유형탁 기자
2012.09.05 20:02 댓글쓰기

지난 2일 대한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김정곤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부결됐다.

 

김정곤 회장은 지난주 천연물신약에 대한 대처를 제대로 못했다는 이유로 회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고 급기야 불신임안이 임총 회의에 상정됐다.

 

비록 부결됐으나 이날 회의에는 탄핵을 주도했던 참의료실천연합회(회장 이진욱, 이하 참실련) 등 일반회원 250여 명이 참석해 천연물신약에 대한 한의계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한의계가 천연물신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의사들과 같이 사용하게 될 경우 한의계 존립이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천연물신약은 한약에서 제형을 바꾼 것인 만큼 의사들이 이를 처방한다면 의사들의 한약 처방을 허용하는 것과 같다"는게 한의계의 전반적인 정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5월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가 보건복지부에 천연물신약이 한의약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묻는 유권해석을 의뢰해 논란에 불을 붙였다.

 

한의협은 4차례 성명을 내고 천연물신약 TFT를 구성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함소아제약과 함께 천연물신약 사용운동을 벌이고 천연물신약을 한방건강보험 급여화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약품이 한약제제로 분류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여화를 추진하면 오히려 의사 등이 사용할 수 있는 빌미를 준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정부와 논의 과정에서 의사와 공동사용을 언급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집행부에 대한 비판의 여론이 거세졌다.

 

참실련 뿐 아니라 한의협 명예회장단과 몇몇 시도 한의사회 등이 김정곤 회장 퇴임을 요구하고 나서게 된 배경이다.

 

특히 참실련의 활동은 매우 강경하다. 지난 2010년 결성된 참실련은 뜸과 침으로 유명한 김남수 옹을 비판하고 홍삼 바로 알고 먹기 운동 등 유사한방의료행위를 타깃으로 한의사 영역을 지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장 퇴진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소송도 불사하는 등 급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회장 퇴진을 요구했음에도 소송 자제를 요청하고 단결을 주문한 명예회장단 등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회장 탄핵안은 부결됐다. 수장 교체와 같은 급진적인 방법보다는 단결된 모습을 원하는 의견이 많았던 것이다.

 

한의협 허창회 명예회장은 지난 2005년 안재규 회장 탄핵 당시 "한의협에 필요한 것은 탄핵이 아니라 단결"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허 회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했고 이번 집행부 탄핵 성명에 참여했다.

 

협회의 수장인 회장 탄핵이 무산됐지만 향후 이번 사안이 한의계 앞날에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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