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 효과 제약사 M&A 기대
이영성 기자
2012.10.30 20:07 댓글쓰기

올 12월 대선을 앞두고 야권 단일화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한 단일화는 여권 박근혜 후보와 맞서기 위한 유일한 카드라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상황이다.

 

삼자구도를 통한 야권 표 분리보다 단일화에 따른 표심일체로 여권과 정면 승부를 것이 유리하다는 측면에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목표점이다. 바로 ‘야권 승리’가 공통분모이기에 후보 단일화는 화두에 오를 수 밖에 없다. 일종의 대선 후보 M&A다.

 

이러한 통합에는 명확한 목표가 저변에 깔려 있다. 그러나 간혹 그 목표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통합도 존재한다.

 

최근 정부는 제네릭 중심 국내 제약사들의 난립에 ‘리베이트 철퇴’, ‘글로벌 신약 개발 제약사 육성’이라는 목표로 기업 간 M&A를 요구하고 있다.

 

제약사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리베이트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신약 개발은 뒷전이라는 점에 제약산업 구조조정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꺼내든 일괄 약가인하에 대해서는 대규모 규탄집회를 열기도 한 제약계이지만 M&A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산업 성장 속도에 비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는 모습이다. 지난 10월 19일 국내 중소제약 근화제약이 미국계 기업 알보젠과 피인수 계약을 맺으며 약가인하 시대 들어 최초로 일어난 M&A 사례가 됐다. 하지만 국내 제약산업 발전과의 연계성을 찾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관측이다. 즉, 정부와 업계가 생각하는 방향과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단순히 국내 제약사 한 곳이 외국계 기업으로 재탄생했다는 지적이다. 즉, 외국계 기업에 흡수된 것일 뿐, 통폐합에 따른 국내 제약기업들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엔 거리가 멀다는 관측이다. 게다가, 알보젠사는 신약 개발보다는 제네릭 의약품을 중점에 둔 회사라는 전언도 이 점을 방증한다.

 

정부의 말처럼 제네릭 중심 기업들이 시장 파이를 쪼개며 난립하고 있지만 쉽사리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위한 M&A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 회사들도 M&A로 시너지를 내고 싶지만 한계가 많다.


무엇보다 각 회사들이 동일 효능 및 효과의 제네릭 의약품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사업 방향이 중복되는 일이 많아, 인수합병에 대한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약가인하 시대에 접어들면서 각자 힘들어하는 상황에 무리한 규모 확대를 피하려고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그러나 몇몇 괜찮은(?) 사례들도 있다. 실제 올 초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었던 국내사 보람제약이 한국콜마에 인수된 사실은 업계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에 주력하고 있으면서도 제약사업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보람제약 인수로 자체 제약사업 발전을 위한 궤도에 올라탔다고 볼 수 있다.

 

앞서 2009년에도 백신이나 세포치료제 및 희귀질환치료제 개발 등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녹십자가 국내 중견제약사 인수에 긍정적인 모습을 내비쳤던 일도 있다. 신규 유통망 확보와 여타 중요 의약품들에 대한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내부 방책이었다는 설명이다.

 

목표점은 명확해야 하고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야 한다. 기왕에 M&A를 할 거면 인수, 피인수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면서 국가 제약산업에도 발전될 수 있는 방향 설정이 중요하지 않을까. 윈윈 상생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제약계 M&A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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