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 의대 합격점수와 한국 의사들
2012.12.05 09:09 댓글쓰기

내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본격적인 입시철이 돌아왔다.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이번 의예과의 합격선도 최상위에 포진됐다. 서울대 의예과의 경우 20명을 선발하는 가운데 2단계까지 합격하려면 수능 원점수 기준 만점(400점)을 받아야 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1단계 합격은 최소 395점을 맞아야 가능하다는 예측이며, 연세대 의예과의 합격 가능 점수는 394~398점 선이다. 고려대 역시 392~396점, 성균관대 의예과는 393~395점 선 등으로 입시전문기관들은 내다봤다.

 

지방대학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지방대학 의학계열은 다군에서 모집하는 경우가 많아 지원 학과를 찾지 못한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지원이 몰려 매우 높은 경쟁률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최고의 수능성적 인재들이 의예과를 택하는 경향은 이제 놀랄 만한 기현상이 아니다. 이 사회가 '의사' 직군에 대한 기대감과 가치를 얼마나 높게 생각하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이 시대 의사로 살아가고 있는 선배들은 이 같은 분위기에 동승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내 최고의 인재들의 의과대학행은 다가올 한국의 의학 부흥을 예고하는 것이며, 이들이 국제 사회에서 미치게 될 긍정적 영향도 클 것이란 자부심과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의사들은 인기과, 비인기과로 양분된 삶 속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비인기과는 전공의들의 외면으로 명맥 유지 자체가 우려되는 시점이며, 업무 과다는 물론 미래와 비전에 대한 고민은 예상보다 큰 부담으로 따라 붙는다. 집안 전체가 진로때문에 고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른바 피안성, 정재영으로 대표되는 인기과에서도 생존 고민은 남 얘기가 아니다. 우선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고, 정글과도 같은 개원가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의료계를 둘러싼 사회ㆍ정책 환경이 차갑기만 하다는 현실은 의사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다. 또한 최근에는 토요일 휴업 등의 실질적인 행동까지 강행하며 대정부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현실이다.

 

한 의사는 "지금의 현실을 안다면 이렇게까지 의대에 들어오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의사가 된 이후에도 이들이 꿈꾼 기대와 가치는 계속해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의사도 "나는 어느정도 먹고 산다. 그런데 앞으로 개원할 후배들은 자리도 없거니와 지금의 수가로는 도저히 정상적인 경영을 할 수 없다. 의대를 지망하는 우수한 학생들과 그 부모들이 이런 현실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그런 측면에서 의사가 되고자 바늘구멍 대열에 기꺼이 들어가고픈 어린 학생이자 후배들의 간절함이 실망과 우려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는 어찌보면 현재 의사 선배들에게 남겨진 가장 묵직한 몫이자 과제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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