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후배 의사들이 보내는 경고
2014.07.08 17:47 댓글쓰기

중국에서는 비둘기와 까마귀가 떼로 이동하는 현상을 '지진이 날 징조'라 여긴다. 비둘기와 까마귀가 지진의 위험을 느끼고 다른 곳으로 떠나간다는 믿음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조류를 비롯한 동물들은 천재지변을 사전에 감지하고 이상행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2011년 일본과 뉴질랜드에서는 각각 대지진에 앞서 고래 떼가 해안가에 죽은 채 떠밀려오는 정황 등이 포착된 바 있다.

 

이 같은 동물들의 직감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지만, 땅 속에 사는 뱀, 쥐 등이 지진을 예측하고, 바다 속에 사는 고래 등의 생명체가 해일을 감지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자연의 이치처럼 여겨진다.

 

비유가 극단적일 수 있지만 최근 의료계 내에서도 젊은 의사들이 위기를 직감하고 먼저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8일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등이 ‘젊은의사협의체를’ 발족했다.

 

협의체 목표는 각자의 직역을 넘어 젊은 의사들이 의료계 이슈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족 배경에는 암담한 미래에 대한 답답함과 위기감이 깔려있다. 선배 의사들의 현실을 보면서 결코 자신들의 앞날도 장밋빛 전망만 그릴 수 없다는 것을 예감한 전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협의체 관계자 스스로도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는 의료환경에 대한 젊은 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체를 조직했다”고 발족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정부 및 선배 의사들이 젊은 의사들의 협의체 발족을 마냥 축하할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제도 등으로 위태위태한 의료체계에 대해 각성해야 하는 이유다.

 

도통 개선방안이 안 보이는 저수가 및 의료수익 창출에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는 병원경영 등에 대한 미래 의사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또한 의료환경 개선에 전력투구는 못한채 내분으로 시끄러운 선배 의사들에게 젊은 의사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최근 잦아지고 있는 지진, 해일 등의 자연재해를 사람들은 환경오염 등에 따른 ‘지구의 경고’라고 부르곤 한다.

정부 및 의료계 역시 전공의 및 공중보건의, 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이 드러낸 불안감을 의료재앙이 닥치기 전 혁신이 필요하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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