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건보재정 재테크 전략
박근빈기자
2017.08.03 05:15 댓글쓰기
[수첩]건강보험 개념이 단순히 제도에 국한되지 않고 국민 건강권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결국 건강보험 재정이 지금보다 훨씬 많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일례로 올해 건강보험 40주년을 맞아 발간된 책자나 일련의 행사에서는 건강보험이 아닌 건강보장이라는 문구로 교체됐다. 이는 건강보험이 국민들을 위해 지켜줘야 할 부분이 더 많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역시 보장성 강화와 맞물려 고령화를 대응한 건강보험의 적극적인 활용에서 시작된다.
 
현재 누적흑자가 20조원이 넘지만 5년 후, 10년 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쓰임새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조만간 문재인 정부의 구체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발표된다. 여기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투입될 예산 규모도 공개될 전망이다.
 
이 처럼 그 여느 때보다 건강보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보니 기대 만큼이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투입돼야 할 재정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자칫 무리수로 비춰질 수 있는 전략을 통해 재정 여유분을 확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건강보험은 국민연금과 달리 적립금 형태로 유지되면서 빠져 나가는 게 아니라 매년 들어온 수입과 지출이 동일해야 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때문에 보험료를 올리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공공성과 안정성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제도를 끌고 나가야 한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최근 재정 2000~4000억원을 절대수익추구형 채권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누적 흑자 중 1~2% 수준에 불과한 금액이며 공격적인 투자가 아니다. 현재 위탁운용사를 모집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늘어나는 보장성 강화정책에 따른 재정 확보를 목표로 2년간 기한을 두고 투자할 방침이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건보공단이 투자 준비 중인 절대수익추구형 채궝은 시장금리 시장금리 변동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정해진 절대수익 달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위험부담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운용사의 역량에 따라 손해가 난 사례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은 이익과 손해를 따지는 게 아니라 건강보험이 가진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사회보험 역할이 커지고 국민 건강권과 동일한 개념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재정의 일부분을 투자해 재정을 늘리겠다는 생각은 다소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다.
 
공공성과 안정성이라는 가치와 상반되는 위치에 놓여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 시점, 일정 부분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를 감행하는 게 올바른 설계인지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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