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단식 투쟁史···결집 효과·성과 조명
초대 의쟁투 신상진부터 최대집까지 대정부 투쟁 '배수의 진' 선택
2019.07.11 12:1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변경을 요구하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의 단식이 최 회장의 병원 후송으로 중단되면서, 역대 의협회장의 단식 농성이 재조명받고 있다.
 

최 회장은 단식 돌입 일주일이 지난 9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이촌동 의협회관 인근의 중앙대병원으로 후송됐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지난 7월2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의 수정을 포함한 ▲진료수가 정상화 ▲한의사들의 의과영역 침탈 근절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의료에 대한 국가재정 투입 등을 요구했다.
 
최 회장은 정부에 의료계 요구사항 수용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지만 단식 일주일에 접어들면서 단백뇨와 혈뇨 증상을 보였고, 결국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최 회장은 중대병원으로 이송돼 기본적인 검사를 받고 신장내과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상진·노환규 前 회장, 단식으로 투쟁열기 고취

의협 회장이 대정부 투쟁 과정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하는 일은 이전에도 있었다. 
 

신상진 前 회장은 2001년 의료법 개정안 반대와 의약분업 재검토를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당시 신 전 회장은 보궐선거로 당선된 만큼 투쟁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열흘 간의 단식을 통해 강력한 투쟁 의지를 보인 것이다.
 

신 전 회장의 단식은 열흘 간 진행됐지만 이후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건강이 악화되며 중단됐다.
 

그러나, 신 전 회장은 단식으로 의료계를 결집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 투쟁 열기를 높이며 집회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의료계 조직력을 강화하는 리더십을 보였다.
 

노환규 전 회장도 회원들의 투쟁의지 제고를 위해 단식 농성에 돌입한 경우다. 노 전 회장은 2012년 11월 대정부 투쟁에 회원들의 동참을 호소하며 4일 간 단식 농성을 벌였다.

당시 노 전 회장의 요구사항은 ▲수가결정 구조 개선 ▲의정협의체 구성 ▲성분명 처방 추진 중단 ▲총액계약제 추진 중단 ▲포괄수가제 개선 ▲선진국형 진료제도 추진 등이었다.
 

노 회장의 단식 이후 정부는 의정협의체를 구성했고 의정 대화가 진행됐다. 협상 테이블 마련을 위해 단식을 적절히 활용한 셈이다.
 

‘두 번의 단식 그리고 비대위’ 추무진 전 회장

추무진 전 회장은 임기 중 두 번의 단식 투쟁을 벌였고, 두 차례 모두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이 있었다.
 

첫 번째 단식 투쟁은 2015년 1월 엿새 동안 진행됐다. 추 전 회장은 정부의 규제기요틴과 의료영리화 정책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을 벌였다.
 

엿새 간의 단식 투쟁으로 추무진 회장은 휠체어를 탈 정도로 몸이 쇠약해졌다. 비대위 구성을 위해 소집된 임시대의원총회에 휠체어를 타고 입장할 정도였다.
 

추 전 회장의 단식에 대의원들도 응답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임총을 통해 비대위를 구성했고, 추 회장은 단식을 중단했다. 

두 번째 단식도 비대위 구성과 맞물렸지만 상황은 조금 달랐다. 추 전 회장은 2017년 1월 명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성분명 처방에 대응하기 위한 비대위 구성을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하지만, 당시의 단식은 사실 추 전 회장의 입지와도 관련이 있었다. 추 전 회장의 불신임안이 임총에 상정됐기 때문이다.
 

결국 임총에서 추 전 회장의 불신임안이 부결됐고, 한방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비대위가 구성됐다.
 

이후 추 전 회장은 “비대위가 구성됐으니 단식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대의원들의 비난을 듣기도 했다.
 

최대집 회장도 단식 투쟁 일주일만에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시도의사회와 의협 대의원회, 여야 국회의원,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까지 방문해 최 회장의 단식 중단을 권했지만 결국 단식 중에 쓰러졌다.


최 회장의 단식은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과 의협 임원진이 이어받았다. 방 부회장은 7월9일부터, 임원진은 10일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방상혁 부회장은 “복지부 김강립 차관이 방문했지만 의료계 요구사항에 대한 수용보다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며 “최 회장의 단식은 중단됐지만 제가 이어간다. 제가 쓰러져 이 나라 의료가 바뀔 수 있으면 기꺼이 쓰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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