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묶인 '의대 정원' 이번엔 심상찮다
교육부‧복지부, 전향적 행보 관측…지자체↔의료계 '동상이몽'
2023.01.11 06:42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한동안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이슈가 계묘년(癸卯年) 정초부터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등이 본격적인 시동을 걸면서 정치권을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 등도 발빠른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3년 전 총파업을 불사했던 의료계는 여전히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고 있는 만큼 의료계의 반발을 넘어 가시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움직임은 지난 연말 교육부가 복지부에 증원 관련 협조를 요청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의료 접근성 제고와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 등을 위해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2024학년도 입학정원 산정 등 의료인력 수급에 적극적인 반영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복지부도 즉각 보조를 맞췄다. 복지부는 최근 대통령 새해 업무보고를 통해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통한 의료인력 확충과 관련한 의료계와의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당시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재논의 하기로 한 합의를 이제 본격화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의과대학 정원은 복지부가 의료인력 수급 상황 등을 감안해 매년 그 정원을 교육부로 확정, 통보하면 이를 토대로 각 대학별 정원이 책정되는 구조다.


2006년 이후 40개 의과대학 3058명의 정원이 18년째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 반발 등으로 복지부와 교육부가 단 한 차례도 협의에 나서지 못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교육부와 복지부 등 관계부처가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여느 때보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무게감이 실리는 분위기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움직임에 정치권은 물론 지자체들도 동요했다.


현재 국회에는 의과대학 신설법만 총 12건이 발의된 상태다. 대부분 법안을 발의한 의원의 지역구가 의대 설립 지역으로 지목된 법안들이다. 


전라남도 목포시와 순천시, 전라북도 남원시, 경상남도 창원시, 경상북도 안동시, 충청남도 공주시, 부산광역시 기장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에는 의대를 설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서남의대가 있었던 전라북도 남원시는 지자체와 의회는 물론 사회단체까지 나섰다. 지난 2018년 폐교한 서남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한 공공의대 설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라남도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켜 유치전을 전개 중이다. 이미 도 차원에서 TFT를 꾸려 전담 공무원까지 배치한 상태다.


오는 13일에는 국회에서 ‘전남 국립의대 설립 대토론회’를 열어 의과대학 설립 타당성에 대한 여론을 전방위로 확산시킨다는 복안이다.


전남대학교는 ‘여수 분원’ 카드를 꺼내 지원사격에 나섰다. 최근 정부 방침이 의대 신설이 아닌 증원으로 기울고 있다고 판단, 기존 의대에 정원을 더 할애 받겠다는 계산이다.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정치권과 지자체들과는 달리 의료계는 최근 일련의 정부 행보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의대 정원 확대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논리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임상실습 등 의대생 교육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원만 늘어나면 충분히 교육받지 못한 의사들이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의대 정원 확대는 공공의료, 응급의료 인프라 부족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보다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모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세종시 보건복지부 청사 정문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며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비난했다.


임현택 회장은 “의대 정원 확대는 필수의료 해법이 아닐 뿐더러 전체 의료 시스템을 파괴하는 탁상공론 같은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장을 모르니 이런 황당한 정책이 나오는 것”이라며 “조규홍 장관은 의료현장에 무지하고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할 능력이 없는 조규홍 장관은 사퇴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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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성 01.11 15:37
    지지하던 윤석열에게 뒤통수 씨게 맞는 기분이 어때? ㅋㅋㅋ 양의사들이 싫어하는 사회주의식 건강보험은 박정희가 도입했지...
  • ㄴㄴ 01.11 11:27
    유지할 능력이 없는 의대를 또 만드는 것은 제2의 서남의대이지요. 기존의대별 정원을 조정하거나 연구중심의대 - 공대기반 을 만다는게 말도 안되는 그놈의 공공 의대 보다는 훨씬 지속가능한 일입니다.
  • 과객 01.11 09:58
    문 닫은 서남의대를 보면 의대를 설립하고 의대생을 교육시키고 인턴, 레지던트로 양성하는게 그렇게 이론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텐데. 애꿎은 의대 입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스럽네
  • 그게 01.11 09:52
    이미 이 작은 나라에 40개의 의대가 있습니다.

    의사가 부족하다면  열악한 교육환경에 신설의대를 만들지말고  현재 40명 정원의 미니의대 정원을 늘리길 바랍니다. 의대 신설을 무슨 지자체 공적으로  내세우는정치적 신설은 반대합니다
  • 01.11 08:53
    국민 승리같은 소리 하고 있네. 어짜피 암 걸리면 서울 빅3로 갈꺼면서
  • 팝투 01.11 08:24
    이번엔 꼭 증원되길 바랍니다. 국민들이 승리하는 국가가 되어주세요
  • 유치실적 01.11 08:09
    대학유치가 농어촌 의료공급이 목표가 아니라 교육산업체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가 목표라면 당연히 겉 목표도 속 목표도 달성이 어렵고 차기 선거정도에만 도움이 될 것을 음으로 양으로 다 알면서 이러시는 겁니다.  의료공급은 의료공급에 필요한 자원에 대한 정밀 연구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는 또 그 목표에 맞는 산업 유치를 통해 해결함이 정답입니다. 겉과 속이 다른 행정은 반드시 실패하고 수습부담만 가중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