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대구 응급실 뺑뺑이 사건' 피의자로 대상된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3년차 전공의 수사가 중반부에 접어들었다. 경찰은 기소 혹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지 여부를 놓고 내외부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로서는 기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면서 의료계와 당사자 주변인들은 강한 우려감을 피력하고 있다. 

27일 의료계 및 대구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현재 경찰이 전공의 A씨 수사와 관련해 내외부적으로 심의 중이다. 

대구북부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메디와 통화에서 "워낙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판례가 성립되지 않은 사건이기 때문에 대구경찰청에 의견을 구하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률 전문가를 초빙해 경찰청 의견과 경찰서 의견을 조율하게 된다"며 "지금으로서는 내부, 외부 심의를 다 해야해서 과정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 의료계는 우려감을 피력했다. 대구파티마병원 소속 전문의 B씨는 "불기소 처분이 아니라 심의를 시작한다는 것 가체가 기소로 넘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앞서 A씨와 함께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경북대병원 전공의와 응급구조사는 불기소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B씨 관측이다.

B씨는 "우리 병원에서 첫번째로 진료했고, 환자 접수를 했기때문에 그렇게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높다"며 "경북대병원에서는 처음부터 수용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정말 이상한 법이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 측은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구북부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수사가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기소 처분 등 결론난 건 아무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추후 전공의 A씨가 결국 해당 사건으로 기소되는 결론이 난다면, 과거 전공의가 구속 기소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C씨는 "사실상 소아응급의료체계는 무너졌다. 이제는 응급의료가 붕괴되는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의료계는 전공의 A씨의 구제에 나서고 있다. 

지난 23일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이형민 응급의학과의사회 회장은 파티마병원을 찾아 A씨를 위로하고 대구북부경찰서를 찾아 "마녀사냥이 아닌 공정한 수사가 돼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슬비 기자 (sbl@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