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확정적…기초의학 어떻게 가르치나
서남의대 폐교 후 편입생 받은 전북의대·원광의대 큰 후유증…실습 등 어려움 가중
2023.12.29 06:40 댓글쓰기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전원협회 정책연구소장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원 확대 이전 의과대학의 준비' 토론회에서 기초의학 교원이 지난 4년간 큰 폭으로 줄었다고 우려했다. 사진 이종태 정책연구소장 발표자료 캡처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대를 강력 추진하는 가운데, 의대 증원으로 발생할 교육 질(質) 저하에 대한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


과거 서남의대 폐교로 급작스러운 의대 증원을 겪은 전북의대와 원광의대 관계자들은 "실제 시설과 교원 부족, 더불어 구성원들의 갈등이 심했다"고 전했다.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의대정원 확대 연속 토론회 4차: 정원 확대 이전 의과대학 준비-부실의대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들’이 열렸다.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의학 교육 전문가들은 교육 질에 있어 여러 우려를 쏟아냈다.


발제자로 나선 권근상 전북의대 교무부학장(왼쪽 사진)은 “서남의대 폐교 후 32명의 학생이 갑자기 전북의대로 편입되며 학생들 간 갈등과 시설‧교원 부족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서남의대가 폐교되면서, 2019학년도에 기존 서남의대 정원 49명 중 32명은 전북대, 17명은 원광대로 배정됐다.


당시 전북의대 입학정원은 110명으로 30%가량 증원된 셈이었다. 


권 부학장은 “당시 전북의대 재학생들이 전부 휴학계와 자퇴서를 낼 정도로 반대가 심했다. 학생 외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크게 갈렸다”라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인프라 부족이었다. 강의실과 실습실 부족으로 기존 학생들의 교육 기회가 박탈되는 상황도 초래됐다.


권 부학장은 “의대는 강의실만 있으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강의실에서 배우는 것은 제한적이다. 최근 교육은 실습을 강조하는 추세이고, 실습 이전 단계에서 훈련할 수 있는 임상술기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증원으로 이를 위한 공간이 협소해지며 교육 기회와 교수들의 피드백도 부족해졌다. 실습도 한 조에 6명 하던 것을 8~10명으로 늘어나니 교수들도 힘들어했다. 2025학년도에 갑자기 증원되면 준비되지 않은 대학에서는 이런 아픔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지원 있었지만 효과는 편입 학생들 모두 졸업 후 발현"


당시 정부 지원이 있긴 했으나, 그 지원에 대한 혜택은 편입된 학생들이 모두 졸업하고 나서야 발현됐다는 점도 지적됐다.


권 부학장은 “2019년 교육부에서 재정 지원받아 일부 시설을 신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가 돼서야 신축이 마무리됐다. 이미 편입된 학생들과 갈등을 겪은 학생들은 졸업한 상태다”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 지원이 얼마나 적시성 있게 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교수 부족 현상도 초래됐다. 현재 전북의대는 재학생이 총 800명이 넘어가지만 교수 증원이 이뤄지지 않으며 교수당 학생수가 2017년 3.8명에서 2023년 5.5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지역거점 국립의대의 교수 당 평균 학생수는 4.2명이다.


"대학병원과 개원가 수입 차이 커지면서 젊은 교수들 사퇴 증가"


권 부학장은 “젊은 교수들 이탈률이 높아지고 있다. 대학병원과 개원가의 경제적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대학병원에서는 성과와 교육까지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발제에 나선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전원협회 정책연구소장(인제의대 예방의학교실, 오른쪽 사진)도 의학교육, 특히 기초의학교육을 위한 교원 부족을 지적했다.


이 소장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의대 기초의학 교원 수는 지난 2018년 1582명에서 1418명으로 줄었다. 1개 의대 평균 4.1명씩 감소한 셈이다.


이 소장은 “의대 출신 기초의학 교원이 특히 많이 줄었다. 앞으로 이 같은 상황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기초의학 교원 부족 현상은 최근 보건복지부 의대 실사에서도 드러났다. 복지부는 지난 11월 초 ‘의학교육점검반’을 구성하고 의대 수요조사 결과 발표 후 의대 역량 점검을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예슬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 사무관은 “아직 점검반 활동이 모두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의대 실사에서 많은 대학이 기초의학 교원을 구하기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고 밝혔다.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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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늘보 02.02 13:33
    의대 증원하면 피부과 성형외과 의사만 더 늘어 납니다.

    필수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필수가 수가를 늘려주고 의료 소송 위험을 줄여줘야 의사도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 12.31 23:00
    전북대나 서남대나 수능문제 한두문제차이인데 합친다고 휴학하고 시위하고 지랄을떨었구나
  • 7번국도 12.31 09:44
    참 말이 안되는거 같아

    근자에 간호대 수백명 증원

    예전에 공대 수백명 증원

    그때는 교원 기자재 실습

    구렁이 담 넘어가듯 장점만 나오더만

    참 독과점시장 무섭다 무서워
  • kgr 12.30 14:28
    의사들 자기 밥그릇만 챙기고

    국민들의 생각은 없다. 의사 증원하여 수익을 낮추면 자연히 쏠림현상이 적어지고 공대로 우수한 자원이 몰려 국익에 도움된다.

    의대 증원 적극 찬성.
  • ky 01.17 09:10
    13년후에 증원 효과가 나타날 땐 이미 공대는 죽어있을 듯
  • 모링가 12.30 12:14
    증원 반댈세.

    내일 아침에 당장 전문의를 만날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뿐.

    증원해서 나라 망치지 말자
  • 나그네 12.30 11:49
    지금도 모든 의대가 일반의들 만 양성해서 돈 쓸어담는 피부, 성형 기술자들 만 양성하고 있으면서 무슨~~. 진정한 의사들 배출하는데나 힘써라.